Something or nothing

by 전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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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 순간은 언제일까.


예정되어있던 상담을 모두 마치고 마침표를 찍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몇 달을 만나온 상담자와 작별하며 슬플 것이라 예상했던 감정은 의외로 괴롭지 않았다. 만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 사이에 존재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내면을 객관화하는 과정을 겪으며, 내가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어렴풋이 깨달아서일까. 비 내린 다음 날의 청명한 하늘처럼 마음이 단조롭고 명쾌하다.

요즘 나는 영화 ‘애프터 양(After Yang)’의 삽입곡 Mitski의 ‘Glide’를 반복 재생해서 듣는다. 그저 존재하면서 어떤 형태든 세상의 일부가 되는 것에 대해 노래하는 가사를 곱씹으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햇살은 뜨겁고 습도는 높고 거리의 사람들은 너도나도 분주하고. 그 속에 나도 슬그머니 섞여 어디로든 걸어본다.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도, 이제 괜찮을 것 같다.


There’s no something without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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