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거의 없다. 진짜 친구 일명, 찐구는 2~3명 뿐인 것 같다. 이전에는 나에겐 6명의 찐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내가 생각하는 찐구의 개념이 바뀌면서 찐구 수가 줄었다.
내가 수도승 생활을 할 때도 먼저 연락해주거나 나에게 좋은 일이 생겨서 그 친구에게 알렸을 때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이 찐구다. 슬픈일에 대한 공감은 어느 누구나 할 수 있고 함께 슬퍼해줄 수 있다. 하지만 기쁜 일에 대해서 함께 온전히 기뻐해주는 것은 쉽지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를 전해들으면 본인도 예전에 겪었던 좋은 일을 얘기하거나, 본인의 지인에게 있었던 좋은 일까지 얘기하며 화제를 돌리고 우리의 기쁨이 끌어오르는 것을 방해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관계라는 걸 맺으려면 실력이 있어야 한다. 실력없이 같이 웃고 떠들며 즐길 수는 있지만 그때 뿐이다. 실력이 우선이다. 우리는 실력을 키우고 겸손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손흥민과 그런 철학으로 손 선수를 올바르게 가르치신 그의 아버지를 존경한다.
그렇다면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내 옆에 사람부터 바꿔야한다. 내가 변하려면 주변 사람을 바꿔야한다는 말이다. Change 시켜주거나 Switch 해야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많은 에너지를 공유하고 영향을 받는다. 같은 에너지는 만나서 시너지를 일으키고, 서로 다른 에너지가 만나면 부정으로 쏠리게 된다. 매번 힘 빠지는 소리만 하는 친구를 상대하고나면 하루종일, 심하면 다음 날까지 내 에너지에 영향을 받는다. 성장하는 데에는 상당히 나쁘다.
우리는 주변의 신호에 상당한 영향을 받으며 산다. 실제로 자폐증 연구가인 '나단 휴즈'와 세계적 의학 권위자인 '대럴 트레퍼트'는 자폐아의 지능이 정상인의 5세 미만에 해당하지만 특정 분야에서 특출난 재능을 발휘하는 경우, 그들이 주변 신호를 모두 차단하여 몰입하는 특성이 발현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뉴턴, 아인슈타인, 튜링과 함께 세계 최고의 학자로 런던 왕립학회에 기록된 '존 호턴 콘웨이'의 삶이 이 주장을 입증한다. 콘웨이는 신동에서 나락한 천재, 그리고 대학 졸업 후에 한참을 방황하다가 '리치의 대칭 이론'에 몰입하여 다시 세계적인 천재로 발돋움 하였다. 그는 리치의 대칭이론이라는 신호에 반응하고 여기에 불을 붙일 줄 알았던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 이론에 매달리면서 집에서 조용히 스스로 방문을 잠그고 들어갔고, 그의 아내에게 자신의 손님을 잘 돌려 보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우리는 주변의 부정 신호를 차단하여 원하는 목표로 갈 수 있는 환경 설정을 해야한다. 목표를 이루는 데에는 개인의 의지보단 환경적 신호가 더 중요하다. 성장하려면 어쩔 수 없이 주변에 방해되는 친구들을 바꿔야한다. 그들을 Change 하거나 Switch 하거나... 슬프지만 어쩔 수 없다..
P.s. 갑자기 이 글을 쓰면서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열심히 공부해야한다며 당분간 바빠서 연락 못 할거라던 친구다. 작년 가을에 연락하고 못 했던 친군데(1년 전), 오늘 전화 해봐야겠다. 내가 힘들 때, 정말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주었던 고마운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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