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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배우며 깨달은 딱 한가지 진리

철학으로의 초대

이번 학기에 '철학으로의 초대'라는 수업을 듣고 있다. 고대 유럽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철학자들을 배운다. 지금은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교수님이 준비해주신 수업의 대부분은 끝났음으로 아마 현대 철학이나 동양 철학보다는 유럽의 철학만 배우고 끝날 것 같다.


절반 이상 수업을 들으며 아테네의 자연 철학자들과 소피스트 그리고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로마 시대의 아우구스티누스까지 배웠다. 현재까지 10명 조금 안되는 철학자에 대해 배우며 알게된 점은 딱 하나다.


지금껏 배운 철학자 모두 현대까지 존중받는 위인이지만, 하나같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제자고,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다. 그러나 사제지간으로 내려온 이들도 스승의 주장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자기 주장을 확증하며 살았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우리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중에 어느 누가 옳다 그르다 판단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의 사상을 배울 뿐이다. 이러한 현상을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바라보면 세상에 정답은 없고, 오답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의 말이나 행동을 비롯한 그들의 표현에 전혀 기분 나빠할 필요 없다는 것이 내가 배운 한가지다.


만약, 누가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의견으로 수렴하게끔 주변을 동조하며 누군가의 다름을 오답으로 몰아간다면, 그건 대꾸하거나 고려할 가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 가볍게 무시하고 계속해서 나의 유한한 에너지를 보다 나은 곳에 투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P.s. 솔직히 중세 신학과 기독교의 근간을 마련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철학을 배우면서도 전혀 공감도 안되지만 당시의 시대 상황을 반영하며 이해만 할 뿐이다. 그리고 그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까닭을 상상해보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최고선은 행복이고 이는 하나님과 가까워질수록 실현 가능해진다고 했다. 그리고 평화는 신이 창조한 질서에 따를 때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며칠전에 '체인지 그라운드'를 통해 알게된, 이스라엘 사람들의 관념과 특징을 담아낸 ‘후츠파’라는 책에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질서와 규칙을 두지 않음으로써 예상치 못한 변화를 쉽게 수용하고 평화롭고 여유있는 상태에 머무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업을 들으면서 계속 ‘후츠파’와 대조하고 후츠파에 관한 이야기에 더 공감하는 중이다. 세상엔 정답도 없고 오답도 없다. 그리고 우린 여러 철학자들의 각기 다른 가르침과 주장을 배우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정답이 없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만 있을 뿐이다”


인스타 아이디 : jagye_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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