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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힘든 것들의 이유

며칠 전, 집에서 새벽 4시부터 아침 6시까지 휴대폰 진동소리가 들렸다. 3일 정도 지속된 것 같다. 아마 이 원룸 건물 어딘가에 보금자리를 튼 누군가의 배려가 분명하다. 소리로 알람을 맞추면 너무 시끄러울까봐 진동으로 맞추어 놓았을 것이다. 소리는 안 들어봐서 모르겠지만, 진동 소리라 그런지 너무 괴롭다. 나는 아이폰 유저와 밥 먹을 때 테이블에 놓인 그의 아이폰이 카톡과 문자 수신을 알리면서 소리와 진동을 같이 내는 것이 지속되면 진동을 꺼달라고 부탁한다. 나는 진동소리를 굉장히 싫어한다. 기숙사에 살던 대학 첫 학기 때, 룸메이트의 진동 공격 이후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그전에도 싫어했지만, 룸메 덕분에 더 싫어졌는지도,,


그런데, 내가 일찍 잠들면 그만이다. 요즘 시험기간에 간혹 새벽 4시에 잠을 청하곤 하는데 잠들기 전 2시간의 진동 공격은 매우 힘들다. 특히 첫날과 둘째 날에 너무 힘들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목이 메고 배가 아플 정도였다. 그러다 3일이 지나고 4일째부터는 가끔 새벽에 진동이 들리지만 더 이상 2시간 동안 지속되지는 않았다. 본래는 잘 일어나시는데, 최근에는 많이 힘드셨나 보다.


오늘 새벽에는 다른 곳에서 또 이상한 소리가 자꾸 반복되어 들렸다. 그렇다. 나는 소음보다 특정한 소리가 반복되는 것을 싫어한다. 진동도 이와 비슷한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진동은 더 싫다.


명상할 때 틀어 놓는 소리 같았다. '띠리링~ 띠리링~'하는 소리가 새벽부터 한참을 울려 퍼졌다. 그러다 1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멈추었다. 그리고 오후 2시부터 또 1시간가량 울려 퍼졌다가 지금은 잠잠하다. 오늘 새벽에도 스트레스를 좀 더 받았더라면 또 배가 아플 뻔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1시간 정도 지나고 그쳤다.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두 사건으로 깨달은 게 있다. 살아가며 우리는 많은 사소한 것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물론, 대부분의 스트레스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목적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면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과 일찍 기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특정한 경우, 일찍 일어나도 스트레스는 받는다. 내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차를 마시고 명상을 할 때에도 알람으로 맞추어진 이 진동 소리가 2시간가량 울려서 괴로웠던 적이 있다. 그러나 그날 하루뿐이었다.


나와 같이 사는 건물 원룸 방에 보금자리를 튼 누군가의 부지런한 마음과 괴롭히던 반복적인 소리는 결국 오래가지 않았다. 이것을 알고 나니 소리가 들리고 진동이 좀 울려도 스트레스받지 않을 수 있었다. 살아가며 괴로운 것들은 계속되지 않는다. 마음을 뒤흔드는 것들은 일시적일 뿐이다. 잠시 딴생각을 하고 오면 사라져 있는 거다. 살아가며 괴로운 것들은 계속되는 것이 아니었다.


인생의 모든 힘든 것들도 전부 오래가지 않는 것들이다. 성장기의 성장통이 그러하듯, 하룻밤만 지나면 사라진다. 살아가며 힘든 것들은 인생의 고통도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떠올려 주려고 찾아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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