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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 Dec 08. 2023

수술 그 후

투투 이야기


슬개골과 인대 재건 수술 후 4주가 지났다. 시간이 참 빠르다. 투투는 붕대를 풀었고 간단한 배변산책만 하다가 20분의 산책이 가능해졌다.


다리 붕대를 푸는 날, 모두 피부가 상했을까봐 걱정을 했지만 수술 부위만 조금 빨갛고 그 외 다리는 털이 소복하니 자라 상태가 좋았다. 실밥을 푸는 동안 낑낑거리며 잔뜩 겁을 먹었다. 피부를 절개한 흔적이 적나라했다. 아직 털이 다 자라지 않아서 다리가 유난히 앙상해 보였다. 무거운 붕대를 풀어놓으니 녀석 자꾸 몸을 부르르 털어댔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편하면 몸을 턴다는데 털어도 너무 털어댔다. 그러더니 슬그머니 주저앉았다. 주저앉는 모습을 보니 다시 가슴이 철렁했다. 


선생님께서 엑스레이 사진을 보여주며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었다. 인대를 걸기 위해 뚫은 작은 구멍과 핀 두 개가 선명하다. 앞으로 한 달간 뛰는 것, 점프 하는 것, 뒷다리로 버티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작은 구멍이 나 있고 핀 두 개가 박혀있다


심하게 하품을 하며 집으로 온 투투는 한숨을 푹 쉬더니 제 방석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다리를 꼼꼼히 핥아댔다. 눈 깜박할 사이에 다리가 벌겋게 변했다. 만져보니 끈적거렸다. 다시 넥 카라를 씌우고 마데카솔을 발라주었더니 짜증을 냈다. 병원에 전화하니 당분간 넥 카라를 씌워 두란다.


삐짐. 넥 카라 싫어요!


아침, 저녁엔 간단히 뒷밭에 나가 볼일을 본다. 그러더니 자꾸 대문  앞으로 가 앉는다. 나가자는 뜻이다. 집으로 들어가자고 해도 요지부동. 할 수 없이 녀석을 안고 들어간다. 끙~ 투투의 체중은 12kg. 무겁다. 집안에 들여놓으니 이번엔 현관 앞에 앉아 꼼짝을 안 한다.


텃밭에서 볼 일 보는 투투
그런 자세는 안 돼!


깁스한 붕대를 푼 후 일주일이 지나니 다리 상처가 나아 넥 카라를 풀어주었다. 한결 표정이 편해보인다.


거미줄의 거미를 쳐다보는 투투


수술 후 5주 째. 이제 밖으로 나가 20분 가량 산책을 한다. 녀석, 고맙게도 잘 걷는다. 돌아보며 웃는 것이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다. 투투가 대견해 걷는 녀석을 멈춰 세우고 꼭 안아주었다. 그동안 개들이 산책하는 것을 볼 때마다 슬프고 부러웠는데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다시 걷는 투투를 보니 고맙고 기쁘다. 


투투야, 수술 잘 견뎌줘서 고마워. 앞으로 관리 잘 해서 병원 가는 일 없게 하자. 알았지?  


수술 후 첫 산책
안 들어가겠다고 버티는 투투. 뒷다리에 힘이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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