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끊어진 애드벌룬처럼
무심히 달아나는 게 세월이다.
아무렇지 않게 둥실
흘러가는 세월이
그 모습을 보여주려 잠시 멈춤 한 것.
그게 11월이다.
천주교에서는 11월을 위령 성월이라 정해놓고 죽은 이들을 기억한다. 특히 11월 2일은 죽은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우리가 기억하는 사람뿐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모든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을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는 것이다. 죽은 이들의 영혼이 평화롭게 안식을 누리기를 빌며 그 무덤을 찾아 기도하면 하느님께서는 은총을 베푸신다고 또한 믿는다. 더불어 우리 자신의 죽음에 대해 묵상하고 사색하며 준비한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믿기에.
대전 현충원 장교 묘역대전 현충원에 계시는 아버지....
chain smoker였던 아버지는 그 즐기던 담배를 하루아침에 끊으신 지 근 25년이 지나 폐암에 걸리셨다. 그리고 아주 짧게 아프시고 조팝꽃 하얗게 피던 5월에 돌아가셨다.
좋은 양주가 생기면 아들인 오빠에게 보다 내게 주셨던 아버지. 딸이 술 좋아하는 거 허물 안 하시고 가져가라 하시던 음성이 아직도 어제 같은데,
줄 끊어져 잡을 수 없는 세월이 저 하늘 높이 날아가 아주 조그만 공이 되어 떠나고 있다.
아이들이 군에 입대할 때마다 현충원에 들러 육군 대위셨던 할아버지를 참배하고 인사를 드렸다. 할아버진 6.25 참전 용사이시며 매우 아름다운 훈장도 받으신 군 선배였기에 입대 신고는 마땅한 예의였다. 생전에 큰아이의 영특함을 아껴주셨고 자주 아프던 작은 아이를 측은히 여겨 주셨던 아버지.
현충원 단풍은 왜 그리 아름다운지.
11월 현충원은 또 얼마나 크고 쓸쓸한 지.
"밖에 꽃 폈냐?"
물으신 게 마지막 말씀이셨다.
나는 " 조팝꽃이 지천이에요."라고 했고. 11월.
날마다 기도 끝에 아버지가 많이 그립다....
" 자비로우신 주님, 아버지 요한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천국에서 편히 쉬게 하소서"
파란 하늘에 눈물이 맺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