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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살린 Dec 26. 2022

부자가 되기 위해 우선 당장 할 수 있는 일 한 가지

돈의 속성 - 김승호




2022년 12월 미국 블루밍턴에 왔다. 가족의 미션을 수행하러 온 것이기도 하고, 익숙한 곳에서 떨어져 새롭게 삶을 조망해보고 싶기도 해서 온 것이다. 이번 여행에는 5권의 책과 함께 할 예정인데, 4권의 책은 미리 챙겼고, 한 권은 공항 서점에서  마음을 끄는 책으로 사기로 했다.



김승호 님의 [돈의 속성]이라는 책으로 골랐다. 2020년부터 베스트셀러라는 이 책은 벌써 200쇄를 찍었다고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속성을 안다는 것은 생존의 방식과 직결되는 문제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오는 비행기 안에서 다 읽어낼 만큼 가독성이 좋다. 깔끔하고 단정하고 단호한 글이 저자의 성격을 짐작하게 한다.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돈은 인격체다.


와우~ 그러니 돈이 저자에게 모여들었나?

김승호 님은 돈뿐만 아니라 물건도 사람처럼 사고와 감정과 의지를 가진 인격체로 대한다. 미니멀리스트를 표방하는 내가 가장 공감한 부분은 물건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다. 전체적인 책의 내용으로 보아 이분도 미니멀리스트 임에 틀림없다. 불필요한 것에 시간과 공간 그리고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에 집중하는 진짜 미니멀리스트   


[부의 속성] p141  부자가 되기 위해 우선 당장 할 수 있는 일 한 가지에 나오는 내용을 소개해 보겠다.


이 글을 읽는 것을 마치면 자리에서 일어나 포스트잇과 필기구를 챙기고 장갑을 낀 후 집 안에서 가장 큰 이불을 가져다가 거실 바닥에 펼쳐놓자. 먼지가 날 수도 있으니 창문은 열어놓는다. 그리고 이불의 정중앙에 서서 집안의 사방을 향해 인사를 한 번씩 한다.

입으로 조용히 소리 내어 “집안에 있는 물건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여러분들을 모시고 정리 정돈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인사를 마치면 집안의 서랍에 있는 모든 물건을 이불 위에 꺼내 놓는다. 단, 쏟아부으면 안 된다. 하나씩 달걀 다루듯 이불 위에 차근차근 올려놓는다. 이렇게 꺼내놓고 보면 알게 된다. 얼마나 쓸데없이 많은 물건을 모아 왔는지, 한 번도 쓰지 않은 물건이 이렇게나  많은지 그리고 얼마나 이유 없이 서로 섞여 있는지 알게 된다.


부끄러울 것이다. 그리고 부끄러워해야 한다. 이제 무릎 꿇고 앉아 물건 하나를 집어 들고 이 물건이 나를 설레게 하는지 느껴본다. 설렘을 무엇으로 표현해야 정확할지는 모르지만 애정이 느껴지고 여전히 간직하고 싶은지 마음에 묻는 거다. 이는 일본의 정리정돈의 여왕 곤도마리에가 반드시 권하는 방법이다.


여전히 설레는 물건은 오른쪽에 둔다. 그러나 설레지 않는 물건들은 “그동안 고마웠어” 혹은 “사용하지 않고 버려둬서 미안해”라고 말하고 “안녕! 잘 가”라고 인사한 후 왼쪽에 모아둔다. 아무리 사소하고 하찮은 물건이라도 같은 방식으로 인사를 마치고 분류해 놓는다. 분류를 마친 후, 왼쪽에 있는 물건들 중에 아직 쓸 만한 것들은 기부하거나 팔고, 버릴 것들은 버린다. 이제 오른쪽에 있는 물건들을 그냥 그대로 서랍에 넣지 말고 종류별로 분류해서 한 서랍에 한 종류씩 넣어준다.


뜻하지 않게 각기 다른 서랍에서 다른 종족과 낯설게 지내던 물건들에게 가족과 친지를 찾아주는 일이다. 자리를 잡은 서랍에는 포스트잇으로 가족의 이름을 임시로 적어놓는다. 마사지 및 운동용품, 슬리퍼, 문구류, 리모컨, 소형 전자제품 같은 가족의 이름을 만들어 붙여준다.


물건의 정리가 다 끝나면 사무실에서 쓰는 전문 레이블 기계로 서랍마다 해당 이름을 작고 정갈하게 인쇄해서 예쁘게 붙여놓는다. 너무 크면 오히려 보기 흉하다. 일이 다 끝나면 이불을 정리해서 다시 넣고 차 한잔 하며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정리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세상의 물건을 함부로 대했는지 알게 된다. 알지도,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이 끝도 없이 나올 것이다. 얼마나 많은 물건을 쓸데없이 사 왔는지 부끄러워진다. 또 어차피 쓰지도 않을 물건들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었는지도 알게 된다. 몸에만 때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삶의 때다. 이 때를 벗겨내지 않으면 올바른 부는 나를 찾아왔다가도 다시 돌아가버린다.


어떤가! 당장 큰 이불을 펼치고 싶지 않은가? 나도 이번 여행을 떠나오기 전 책상 정리를 하면서 여전히 불필요한 것들을 짊어지고 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과도하게 적체해 놓고 외면하고 있는 내 현실에서 저자의 표현대로 물건들이 그리고 돈이 나에게 참 많이 서운했겠다 싶다.


여행이 끝나면 당장 큰 이불부터 펼치리라. 이 책으로  삶을 새롭게 조망해보겠다는 목적은 출발부터 이루어졌다. 실천의 문제가 이제 나를 기다린다. 벌써 돌아갈 날이 설렌다. 같이 이불을 펼쳐보면 어떨까?


돈과 물건은 인격체다.


유튜브 채널 : 나살린_철학의 온도

https://youtu.be/kXsV7qMwO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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