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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살린 May 09. 2019

14. 블리스, 내 인생의 신화를 찾아서

조지프 캠벨 저/데이비드 쿠들러 엮음/ 노혜숙 역/ 아니마

http://usjournal.kr/news/newsview.php?ncode=1065578236140296

 

* 이 글은 2019-05-08 울산 저널에 실린 서평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강의를 제자 데이비드 쿠들러가 엮은 책이다. 캠벨은 미국이 낳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비교신화학자로 그의 저서는 신화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집어 드는 필독서다. 그는 지금의 시대를 신화를 잃어버린 시대로 규정한다.  


우리 인간은 너무 일찍 태어나서 거의 15년 동안 자기 앞가림을 못한다. 신화는 인간이 태어나서 사춘기와 노년기를 거쳐 죽음을 맞기까지 각 고비마다 소속된 사회와 우주의 질서에 조화를 이루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그 기본 목적은 아이들을 성숙하게 하고 노인들이 편안하게 지내도록 하는 것이다. 고대문화에서 성인식의 기능은 정신적 변화를 불러오는 것이었다. 스스로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권위에 복종하고 의지하다가 스스로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전회하는 것이다. 노년기에도 신화의 역할은 중요하다. 노인들이 어두운 문을 열고 의연하게 밖으로 나갈 준비를 시키는 것이다. 신화는 문밖으로 나가면 그곳에는 아주 좋은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안심시킨다. 우리는 그곳을 좋아할 것이고, 오래된 친구들을 만날 것이므로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타이른다.


오늘날에는 이런 기능을 하는 의례나 신화가 없어졌다. 변화가 너무 빨라서 신화가 만들어질 틈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신화가 사라진 현대, 그 자리엔 신경증만이 남았다.  


캠벨은 대안으로 각자의 신화를 만들어 갈 것을 제안한다. 각자의 길, 각자의 신화 즉 그것은 ‘블리스’를 좇아서 사는 것이다. 블리스 즉 희열이란 온전하게 현재에 존재하는 느낌, 진정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 해야 하는 어떤 것을 하고 있을 때의 느낌이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는 용기를 내야 한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용을 물리치고 공주를 구해 내려면 기꺼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 신화는 그것이 모든 영웅들의 조건이라고 우리에게 일러준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삶의 조건이라고 일러준다.


캠벨은 말한다.

“어둠이 짙게 깔린 숲으로 들어가라. 그곳에는 어떤 길도 나 있지 않다. 길이 있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의 길이다. 각각의 인간 존재는 고유하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블리스를 향해 가는 길을 발견하는 것이다.”


준비가 되었는가? 아직 아니라면 아서왕의 이야기 <성배를 찾아서>에 나오는 다음의 대목을 읽어보라. 이는 캠벨이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기도 하다.

 “마침내 아서왕의 조카인 가웨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여기 모인 형제들에게 제안을 하겠소. 우리가 성배를 찾아서 그 베일을 벗겨봅시다.’

그들은 다 같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은 명예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각자 스스로 선택한 지점에서 모험의 숲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칠흑처럼 어두웠고 어떤 길도 나 있지 않았다.”



http://usjournal.kr/news/newsview.php?ncode=1065578236140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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