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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살린 Jul 17. 2020

4. 우리는 언제 미니멀리스트가 될까?

나아감이냐 물러남이냐

* 우리는 언제 미니멀리스트가 될까?


코로나로 모두가 숨죽이고 있는 지금, 또 다른 광풍이 휩쓸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 미니멀리스트, 정리정돈....

왜?? 하필 지금?


미니멀리스트들은 대부분 진보로서 등장한다.

많이 가진 기득권자들에 대항하여

소유를 정의의 이름으로 재배치하고

자신들의 무소유를 청렴과 혁신의 이름으로 부르며 가치의 역전을 꾀한다.

그래서 우리는 진보라는 사람들이 보유한 고가의 아파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신진사대부들이 그랬고 새 세상을 열고자 하는 세력들이 그랬다.

이들은 세상 앞에서 기존 가치를 뒤엎으며 나아가고자 했다.

쫄지마 ~~~~~~~


미니멀리스트들은 거대한 힘 앞에, 인간이 왜소해졌을 때 등장한다.

도시국가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국정에 반영되고 광장에 나가 큰소리칠 수 있었을 때

아테네 시민들은 옷을 잘 차려 입고 부와 힘을 과시하는 게 미덕이었다.

그러나 도시국가가 무너지고 거대한 로마제국이 들어서고 일개 시민으로 전락하자

 스토아 주의자라는 미니멀리스트들이 등장했다.

거대한 힘 앞에서 그 힘에 대항하기보다는 뒤로 물러나 내면으로 침잠하고

자신의 소유에 만족하고자 했다.

그러나 가슴은 전 세계를 아우르는 보편을 향하고 있었다

에픽테토스의 어록인 '엥케이리디온'엔 무소유가 숭고하기까지 하다

정신 승리 ~~~~


일본 사람들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미니멀리스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것들이 심지어 원자력 발전소마저도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고, 집단적 각성이 일어났다고 한다.


미니멀리스트가 시대의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스티븐 잡스, 마크 주커버그 등 이 시대의 아이콘이 단벌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실리콘 밸리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옷을 못 입는 부자라 한다.

늘어진 티, 핏이 안 맞는 반바지,  부스스한 머리 등 전형적인 덕후의 모습이다.

그들은 쓸 데 없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필요한 곳에 집중하는 데,

과도한 소유는 걸림돌이 된다고 말한다.

그런 그들이 세계의 첨단을 이끄는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골져스 ~~~



* 왜 하필 지금 미니멀리스트냐?


왜일까?


모두가 인정하듯이 지금은 전환의 시대이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새로이 각성된 인류가 출현할 것이라는 거다


다 아는 얘기야. 새로운 얘기를 해봐


세계는 지금 수축 사회로 진입해 있다

더 이상 발전과 팽창으로 이 세계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원의 무분별한 개발에 제약이 가해지고, 인구는 줄어들고

AI 등에 의해 이전과는 다른 생산성의 획기적 증가가 양극화를 가속화시키는데,

대부분은 없는 쪽에 서 있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

개인은 점점 더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때 개인은 더 내면에 침잠하고 정신 승리를 위한 새로운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세상에서 물러나 가진 건 없지만 가슴엔 우주를 품는다.



팽창 시대를 살았던 앞선 세대들에 대한 반감이 크다

그들의 시대에 적합했던 사유방식이나 행동방식,

특히 소비방식이나 소유 방식은 다가오는 시대에는 적합하지 않다.

한마디로 꼰대스럽다.

집안을 가득 채운 물건들은 탐욕의 상징으로,

많이 소유한 것이 결핍의 표상으로

가치 전환이 일어난다.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그리고  또 다른 팬데믹이 올지도 모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다.

난 백수라 더 그렇다.

자연히 집의 상태와 가족 간의 관계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러려면 공간의 호율적인 사용과 체계적인 물건 배치가 절실하다.

잘 살아 남기 위해서...





이게 다냐?

음.........................................



* 몽몽이는 왜 미니멀리스트냐?


쫄지 않는 게냐?  정신승리냐? 멋져 보이는 게냐?

물러남이냐? 나아감이냐?


일단은 물러남이다.

세상은 만만치 않다.

그런데 그 세상은  내가 해석한 세상이라잖아

객관적인 모습이 어떨지라도

그것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은 결국은 나라는 것이지.

그런데 그 해석기가 탈이난 것 같다.

다시 조이고 기름칠하고 매뉴얼을 바꾸고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여야 된다.

그러려면 기존의 것들을 탈각시키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그런데 물건들 혹은 소유욕, 과거의 것들이 길을 방해하면 안 되지


또 나아감이다.

세상의 문제를 내 해석의 문제만으로 치부하고 물러나기엔 너무 비겁하잖아.

쫄지 않겠어~~ 연대하겠어~~

어찌 알겠어!!!

리뉴얼된 몽몽이가 뭘 할 줄 알고

내가 축적해온 삶의 데이터가 새로운 플랫폼을 만나면 어찌 될지,

세계 정벌에 나설지도 모른다.



그래, 먼저 니 방부터 정벌하자

몽몽아, 청소기를 들자~~~~

에픽테토스 저                                                       홍성국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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