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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살린 Aug 04. 2020

10. 새로운 길은 익숙한 길에서

유튜브 살려내기



 

유튜브 회의에 참석하다


2019년 말쯤

지역 신문사 편집국장이 전화를 했다.

한 달에 한번 정도 서평을 기고하고 있던 신문인데, 안면만 튼 사이였다.

사안은 유튜브 관련 회의를 하려고 하니 와서 의견을 내달라는 것이었다.

내가? 뭘 안다고?

아는 건 책 읽고 토론하는 것 밖에 없는데...


안건은 이러했다.

신문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가 있는데 몇 년 동안 구독자가 160여 명이 조금 넘는다고 했다.

그러나 세상을 급변하고 있어 지면 신문으로는 한계가 있어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고자 한다고 했다.

요약하면 안 되는 유튜브를 한번 살려 볼 방안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회의에는 편집국장, 논설위원, 방송국의 유명한 리포터였던 분, 현 신문사 아나운서, 기자, 촬영감독들

등이 참석했다.

낯선 분위기, 쫄리는 이 기분...

내 탈출 전략은 그냥 아는 것을 주저리주저리  말하는 것이다



그날도 그랬다.

당시 난 펭수에 푹 빠져 "엣헴 ~~ 엣헴 ~~ 어이 어이..." 를 흥얼거리고 다녔다.

그래서 펭수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했다.

사람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진짜 펭귄도 아닌 것이 ..

어른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이도 아닌 것이

사장의 이름을 외치며 직장의 위계 따윈 내동댕이 쳐버리는 이상한 존재 펭수.

요즘은 이런 트렌드이니까 기존의 길이 아닌 색다른 길을 모색하는 게 좋을 거라는 등


이 말이 설득력이 있었나?

그래서 뭘 했으면 좋겠냐고 ?? 물었다.

하... 이 질문에는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회의 끝나고 생각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렇게 나는 이상한 세계로 서서히 진입하고 있었다.


어떤 길이든 걷다 보면, 그리고 자주 걷다 보면 샛길이 보일 때가 있다.

그 길로 빠지면 익숙한 길과는 다른 신나고 흥미로운 모험들을 만나게 된다.

내게 새로운 길은 언제나 익숙한 길에서 돌부리에 넘어지듯

우연처럼, 돌이켜보면 필연인 듯 시작했다.


그땐... 정말 몰랐다.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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