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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얼굴 관리가 필요하다.




코로나로 전 세계가 힘들어 하고 있는 시기에 피부 관리나 외모에 대한 얘기를 꺼낸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다. 그렇지만 평생 한 번 있기 경험하지 못한 상황 중 하나가 일상에 등장한 마스크 쓰기다. 일시적으로 몇 주 마스크를 쓴 경험은 있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1년 6개월 이상 마스크를 쓰고 지낸 경우는 인류 역사에서 처음이 아닌가 싶다. 스페인 독감이 창궐했던 1918년 전후에는 원인균도 몰랐고 마스크를 쓴다는 자체를 생각해 보지 않았을 것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마스크 착용은 많은 유행과 에피소드를 남겼다. 그중 하나가 마스크 착용을 핑계로 간단한 성형 수술이나 얼굴 시술을 받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내용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상당히 그럴듯한 소문 거리이기는 하다. 마스크를 써서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얘기도 회자 됐다. 눈, 코가 예뻐서, 얼굴이 큰 경우와 같이 마스크의 도움으로 얼굴이 예뻐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전공의 시절 수술방에 있는 간호사 중에 눈이 너무 예쁘고 눈 화장을 잘해서 그런 이미지를 기억하다가 우연히 회식 자리에서 마스크를 벗은 모습에 낯설어 한 적이 있다. 마스크를 쓴 모습과 벗은 후의 인상은 엄청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 달 전에 20대 여학생이 코 수술을 상담하기 위해 내원했다. 그런데 암만 보아도 코의 모양이 너무 예쁘고 눈과 이마와의 비율도 잘 어울리는 예쁜 얼굴이었다. 문제는 턱의 크기와 형태에 있었다. 정면 얼굴의 턱이 넓어 보이고, 턱은 너무 짧고 무턱인 상태였다. 본인과 상담한 학생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턱에 손을 댄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코를 교정해 볼까 하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엑스레이를 찍고 상대적인 하관의 모습이나 뼈 구조가 작으니 넓어 보이는 턱의 양쪽 부분은 줄이고, 턱 끝은 뼈 이식과 함께 길게 늘이고, 앞쪽으로 전진시키는 수술을 하기로 했다. 결과는 상당히 좋았고, 수술 한 달 후 수술 전후 사진을 비교해 보고는 나도 환자도 환자 어머니도 만족하며 좋아했다. 상대적으로 코도 그리 커 보이지 않고 예쁜 균형 잡힌 얼굴형이 된 것이다. 오히려 광대뼈 쪽이 커 보인다며 고민하며 나가는 어린 여학생이 귀엽지만, 걱정도 되었다. 모든 수술은 한계가 있는 법인데, 무리한 수술을 고려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었다.



모든 사람이 각자만의 개성 있는 아름다움을 원한다. 그렇지만 본능적으로도 그렇고 상대적인 예쁜 얼굴이나 동안에 대한 갈구로 시술이나 관리 내지는 수술까지도 고려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과정 후의 결과는 어떤 누구도 완벽한 만족을 줄 수 있기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막상 결과 후에는 아쉬움 내지는 후회까지도 뒤따라 올 수 있다.




성형외과 의사인 나는 가능한 원래의 모습은 보존하면서 드러나지 않은 각자의 미(美)를 찾아 주는 작업을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객관적인 수술 계획과 환자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찾는 작업은 엄청나게 신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상 무리하지 말고 수술 후의 결과를 넉넉한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심미안이 필요하다.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는 편안한 시절을 기다리며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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