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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

늙는 것이 죄인가요?

TV 드라마가 50, 60대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특히 주인공의 성형외과 방문 장면은 내가 겪는 일과 겁쳐지며, 다시금 주요 장면을 켜 보게 만든다. 

젊은 남녀에게 “ 너희는 안 늙을 것 같지?” “ 나도 너희와 똑같이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은 여전해.” ”나도 매일 세수하고 양치질 할 때, 거울 보며 내 스스로 만족하고 싶은 거야”는 대사 들은 여전히 마음은 2,30대를 갖고 있다고 생각지만, 거울을 통한 자신의 모습이나 앉았다 일어날 때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신음 소리는 나의 현재 시간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에 눈물을 씹어야 하기도 한다.


요사이는 70,80대의 환자 분들도 성형외과 병원을 방문하여 자신이 그동안 하고 싶었던 얼굴을 보완하는, 아니 회춘하기 위한 수술을 하시는 분들이 점차 증가 하고 있다. 한결 같은 반응은 어차피 시술 하고 즐겁게 살 걸 30년,40년을 망설이다 지금에서야 했다는 것이다. 어차피  내어 놓고 써 먹을 얼굴과 몸, 진작에 갈아버리고 살걸 하는 자조 어린 말씀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연세 드신 분들이 더 젊게 살고자 하는 시대가 되긴 한 것 같다. 2,30년 전만 해도 한국의 성형 수술은 젊은 세대가 좀 더 예뻐 보이게 하려고, 잘 생겨 보이려고 하던 것이 주류였다. 그 당시 미국의 성형외과 의사들은 한국에서는 젊은 사람이 어떻게 돈을 마련하고, 젊고 예쁜 얼굴에 칼을 대는 결정을 하냐고 의아해 하곤 했다. 내가 미국 LA 비버리 힐스의 병원에 방문 교수로 있을 시기도 미용 환자의 80%는 6,7,80대 였고, 90대도 적지 않았었다. 옷도 어찌 화려 하고 예쁘게 입으시던지.


나도 마찬가지 이지만 주위에 세월의 흐름이 마냥 빠르게만 느껴지고, 사회적인 자신감은 떨어질 수 있는 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노령화 사회가 나에게 해당하는건지, 내가 나이가 든 것이 맞는 것인지, 세월이 흘렀으면 그 세월의 가치 평가는 내가 하는지 사회가 하는지 등등. 


성형외과 의사인 나는 노령화 사회가 의사로서 항노화 수술의 기회가 늘겠구나 하는 회심의 미소보다는 나의 총명함이 흐려지지 않도록 하고, 충분히 운동해서 내가 잘 살아야, 같은 길의 시간 속에 있는 환자 분들에게도 힘이 될 수 있겠구나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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