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사람의 행운과 불운이

죽은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는가

후손과 모든 친구의 행운과 불운이,

죽은 사람의 행복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은,

극히 냉정하고 대중의 통념과도 상반돼 보인다.

모든 일을 제각각 구별해 논의하자면,

오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끝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개략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한 사람의 불운에서도 어떤 것은,

그의 삶에 상당한 영향과 무게를 지니지만,

어떤 것은 영향이 경미하듯.

그의 친구들이 겪는 불운도,

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그런 불운들이 산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과,

죽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는 차이가 있다.

우리는 그런 차이들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그런 것을 생각하기 전에,

죽은 사람들이 어떤 좋음이나 나쁨에 참여하는 일이 과연 가능한가부터 의문이 든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에 비추어 보면,

어떤 좋음이나 나쁨이 죽은 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더라도,

그 영향은 죽은 자들과 관련해서는 미미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설령 그 영향이 어느 정도 크더라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거나.

행복한 사람에게서 그 상태를 빼앗을 정도로 크지는 않다고 보인다.

따라서 친구들의 행운이나 불운은 죽은 사람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그 영향은 행복한 사람을 행복하지 않은 사람으로 만들거나.

그런 종류의 다른 변화를 이끌어낼 정도도 아니고,

그런 성질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