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때문에 이민을 가는 사람은 한명도 못봤다.
상속세가 높아서 부자들이 이민을 간다던데. 글쎄, 내 주변의 부자들은 이민간 사람 한명도 없다. 적으면 50억대부터 많으면 5천억대 부자들, 단 한명도 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 없었고,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이민은 '새로운 기회' 를 찾거나 '현재가 너무 어려워서' 수 많은 이민의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가는 것이지, 뭐 흔히들 말하듯이 이민이나 가지 하게 가볍게 이민을 결심하는 사람은 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단 한명도 보지 못했다.
새로운 기회가 필요하다든가, 현실이 너무 어려운 것은 부자들에게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그리고 상속세가 아무리 높아도 회피할 방법은 한국엔 아주 많이 있으며, 상속세로 잃는 돈 보다 더 싫은건 본인의 사회적 지위 (돈으로 얻었든 권력으로 얻었든 간에) 를 잃기 싫어하는 것이다. 돈은 그런 지위를 유지하려고 할 때 기본적인 아이템인 것이고.
부자들은 안다. 내가 내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미국이나 유럽으로 이민을 가는 순간 본인은 그냥 돈 많은 아저씨에 불과해진다는 것을. 내가 아는 전통적 부자들은 그런 상황에 처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한국에서 자꾸 상속세 때문에 부자들이 이민을 간다고 설레발들을 치는데, 아 정말 유리하면 그렇게 꿍시렁대지 않고 바로 짐싸서 이민 바로 갈 수 있다. 징징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부칸제국처럼 못나가게 막지도 않으며, 돈 많으면 미국이든 유럽이든 영주권 바로 사버릴 수 있다. 너무너무 쉬운데, 왜 그렇게 징징대는지 모르겠다. 아무도 안말리고, 안잡아요.
왜그러냐면 '상속에 안내리면 나 도망갈 수도있어' 라면서 그냥 공갈치는 것이다. 부자들은 필요없는 말을 하지 않는 습관을 훈련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징징대는 것은, 그 징징댐이 본인의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상속세는 공제액을 높이는 방식으로 개편이 되기는 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미국처럼 1~2천만달러 정도는 공제해주는 방식이다. 미국도 공제액수 넘어가면 우리나라 뺨치게 상속세가 높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6억정도로 적게 공제를 하다보면, 자본의 집적도를 낮추게 되어서, 상속자산의 재투자가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고 상속세율 자체를 낮추게 되면, 자본집적도 상승효과보다 자산의 불평등이 복리로 늘어나게 되어서, 2~3 세대만 지나면 거의 귀족사회급 빈부격차가 일어나게 되어 사회가 후퇴하게 되게 된다. 내 자식은 귀족이니까 상관없어 라고 생각한다면 모르겠지만, 절대 다수의 국민은 일종의 노예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헌법적 자유민, 실질적 노예상태.
상속세율 0퍼센트인 인도의 빈부격차나 그나마 관리가 됨에도 빈부격차가 막대한 미국의 경우를 들여다 본다면, 상속세 공제한도 및 상속세 최고세율 모두 증가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