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망하는 지름길
예전이야기이고 지금은 다를 수 있겠지만.
예전에 동양증권이라는 회사가 있었는데, 동양그룹 첫째사위가 운영하던 회사였고 사기에 가까운 불완전 판매로 사람들 돈을 해처먹다가 결국 쫄딱 망하고 대만회사에 팔린 곳이 있다. 첫째사위는 서울대나온 검사출신이었는데, 스펙만 보면 똑똑하고 엘리트였겠지만 결국 경영에 실패하고, 둘째사위 담철곤 회장의 과자회사에 밀려 지금은 뭐하고 사는지도 모르게 되었다.
동양증권의 채용에는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서울대" 광신이었다. 서울대 출신만 뽑고 우대하고 하는 판에, 다른학교 학생을 추천하면 추천자가 쉬쉬하는 좀 말도안되는 짓거리들을 많이 했던 회사였다.
그런 비슷한 짓거리를 하던 곳이 장기신용은행이라는 IMF 때 망해 당시 삼류은행 국민은행에게 합병된 곳이 있다. 말은 장기신용은행인데 서울대 국경과 (금융계의 노인들은 서울대 국경이라고 하면 다 안다) 들이 모여서 단기투자하고 놀다가 망해먹은 곳인데, 여기는 서울대 아니면 여자상고만 뽑는 기이한 회사였다. 삼류은행이었던 국민은행에 흡수합병되어서 고졸 상사들아래서 못버티고 뛰쳐나간 분들이 상당히 많았다.
미래에셋이라는 회사가 있다. 증권사중에는 가장 젊은 축이지만, 지금은 비은행 금융회사로는 아마 제일 큰 것으로 안다. 창업자가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을지는 몰라도, 이 회사는 꽤 중요한 업무들을 하는 고졸출신 직원들이 꽤 많이 있다. 서울대 타이틀같은건 그다지 신경쓰지도 않는 분위기에 그냥 실적중심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사무실로 올라갈 때 엘리베이터에서 사장/임원들이 일반 말단직원과 같이 타고다니고, 바빠서 비상구로 뛰어가다보면 부회장이 같이 뛰어올라가면서 인사하던 곳이다. 반면 돈도 거지같이 못벌던 어떤 증권회사는 '임원전용 엘리베이터' 라는게 있었고, 여전히 삼류증권사로 존재하고 있다.
불과 10여년을 걸쳐서 같이 존재하던 회사들이, 고작 10~20년이 지났음에도 그 위상이 완벽히 바뀌어있는 것을 보면 놀랍기도 하지만 매우 수긍가는 점들이 많다.
같이 일하고 열심히 일하자면서, 자기들 전용 엘리베이터를 만들고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주기를 바라는 것 만큼 멍청한 짓거리들이 없다. 끼리끼리 카르텔을 만들면서 일하는 회사들 중에 잘나가는 곳 아무도 없고, 그런 회사는 아무리 커도 탈출하는 것이 인생에 좋다.
인생에 의전이라는 것이 아무 의미 없는 것이, 같은 조직 내에서 의전을 챙겨줘야만 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능력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뛰어난 사람들은 의전을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하지, 그걸로 뽕차오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윤석열만 봐도 능력은 거지같은데, 의전은 아주 지가 사형당할 재판장에서도 따지고 앉아있지 않나. 물론 다른조직에 대한 의전은 합법적 '뇌물' 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해도 상관없겠지만. 같은 조직내에서의 의전은 그야말로 적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