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아.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은 상당히 독특한 정신상태들을 가지고 있고, 남주인공만 '나만 그런가' 라는 생각을 할 만큼 주변의 이상한 사람들을 '그러려니' 하며, 받아들인다기 보다는 생각을 안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보였다. 나머지 등장인물들은 다 이상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더 이상한 타인들을 거리낌없이 받아들여준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판타지 세계가 그런 곳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일본드라마/영화/만화에 다른나라에는 없는 독특한 묘사들이 많았는데, 사람의 세밀한 심리묘사가 그것이다. 어떻게보면 중2병스럽긴 한데, 가와바타 야스나리 선생의 "이즈의 무희" 가 대부분의 작품들에 스며들어있다는 느낌? 여튼 그런 중2병스러운 세밀한 감정표현이 나중에는 꼴보기싫은 클리셰로 변하면서 일본 작품들이 엉망이 되긴 했지만. 그러한 인간의 심리와 독특할정도의 포용력을가진 판타지세계의 인물들이 그런 왕년의 일본드라마같은 느낌을 엄청나게 증폭시킨 것 같았다.
드라마는 사실 비현실적이고, 우연과 우연이 겹치기 때문에 정극으로서는 뭐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이런 판타지 아닌 판타지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대사도 괜찮은 편이고. 안보신 분들은 추천합니다.
* 고윤정배우가 좋은 눈을 가진 것 같아서 다행인 것 같다. 연기스펙트럼만 넓어지면 매우 훌륭한 배우로 남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