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선동되므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생각?
한국의 법이나 관료사회는 해방 후 일관되게 국민은 통제되고 관리되어야 하는 존재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규제나 통제로 인해 사회질서가 좀 더 잘 유지되는 장점은 있지만, 그로 인해 지나치게 사람들의 자유를 옭아매는 경우가 한국에는 상당히 많다. 일단 하지말고 보라는 '화이트리스트' 형 규제및 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사람들이 관리되어야 하니 주민등록이라는 선진국에서는 보기 힘든 제도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고, 그걸로 통제를 하다보니 주민등록번호 같은 번호가 굉장히 중요함에도 여기저기 마구잡이로 사용되고, 결국 세금/복지/대출 등에 연계된 이 개인정보가 오히려 더 해커들에게 잘 유출되는 경우까지 생긴다. 그리고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통제장치가 막상 유출되어 국민에게 해가 될 수 있게 되면, 별 것 아닌듯 처리해 버리고는 한다.
사람들에게 총을 주면 총을 쏠 것 이다. 라는 기본적인 선입견이 이 드라마의 본격적인 주제라고 본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칼을 주면 칼을 쓰나? 오히려 칼을 쓰면 후폭풍이 더 적은데, 과연 사람들이 칼을 들고 여기저기 설치며 사람들을 찌르고 다니나? 그렇지 않다. 사람들에게 총을 주면 총을 반드시 사용할 것이다 라는 유치한 생각이 이 드라마의 주제이고,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몇몇 사람의 선의가 필요하다라는 무슨 말도안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복수란 무용한 것인가? 정신적 살인과 신체적 살인은 과연 다른가? 복수는 금전적인 경제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모든 것이 금전적으로 경제적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 이다. 사람을 괴롭히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자가 "법" 적으로는 무죄라 할 지라도 계속 승승장구하는 사회란 병든 사회이다. 우리나라는 과연 피해자를 피해자로서 대접하는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피해자들을 더 괴롭히는 사회에 가깝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그런 "메세지" 를 줄 수 있는 행동을 막고, 처벌되어야 마땅한 사람들은 내버려두면서 피해자들을 설득하지만, 결국 피해자들은 "메시지" 도 보내지 못하고 가해자들은 받지 않는 법적 처벌을 온전히 받아낸다. 이것이 정의인가? 그래 놓고 결국 마지막에는 본인이 그 가공할 실력이면 "무력화" 정도로 끝낼 대치상황에서 적들을 모조리 죽여버린다. 남들한텐 하지말라며 설득하면서, 본인은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죽여버린다. 게다가 불필요한 무력화행위로 깡패의 발목까지 불구로 만들어버리는데, 이런 행동이야말로 전혀 의미가 없는 행동에 가깝다. 그냥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선한 시민이자 경찰관이지만, 저러한 상황에서는 가히 위선과 과잉의 최고봉을 보여준다.
드라마의 개연성이나 이런 장치들을 좋게 봐준다 하더라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도통 알 수 가 없다. 차라리 그딴 메시지들 포기하고, 잔혹한 복수극이나 액션에 치중한 '아몰랑 액션' 이었다면, 이 드라마는 나쁜 드라마가 아니다.
하지만 국민은 통제되어야할 존재, 외부의 자극에 생각없이 반응하는 수동적인 존재라는 메세지를 이렇게 던져대면 불쾌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