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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리 Apr 23. 2020

미국대학이 코로나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

런던브리드 시장과 폴 피츠제랄드 신부와의 대화를 통해 느낀 마음의 안정 

우리 학교 졸업생인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과 학교 총장이자 주임 사제인 폴 피츠제랄드 신부의 대화가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대학은 예수회 그러니까 가톨릭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사립대학인데, 내가 지금까지 다닌 그 어떤 학교 (초중고대 다 합쳐서) 보다도 학생들의 내적 평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오늘의 대화 역시 그런 맥락에서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주기 위해 졸업생인 런던 브리드 시장이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shelter-in-place 명령 이후 웬만해서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게 되자, 학교에서는 정말 열과 성을 다해서 학생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를 체크한다. 교수님과 사제님들을 일주일에 한두 번씩 꼭 매일을 보내서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챙기고, 학업과 관련된 게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그냥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한다. 


총장님과 시장님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샌프란시스코는 다행히도 이른 시기에 조치를 잘 취해서 코로나 감염자가 천여 명 밖에 되지 않으며 그중에서도 사망자는 스무 명 정도로 매우 적다. 인구는 88만명 정도로 비교적 작은 도시지만, 실리콘밸리 한가운데 위치해 인구 유동성이 높은 도시이기 때문에, 이정도의 결과는 꽤나 잘한 조치라고 평가한다. 학교는, 예전부터 산불로 인한 공기오염과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해서 마스크를 대량으로 확보해 놨는데, 그게 결과적으로 꼭 필요한 커뮤니티 이를테면, 학교에서 운영하는 대학병원과 비영리기관 등을 통해 low-income 커뮤니티등에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귀국하고자 하는 외국 유학생들을 위한 셔틀 서비스와 메디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신부님께선 언제나 걱정 있으면 자기한테 연락하라고 하신다. 오. 신부님 (이참에 신앙생활을 좀 해볼까) 


런던 브리드 시장님은, 자기 스스로가 잘 관리되어야 샌프란시스코도 잘 관리할 수 있다며. 정신건강을 위해 저녁에 자기 전에는 뉴스를 보지 않고, 심리 안정을 위한 테라피스트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자주 운동하며 종종 영어단어 게임도 한다고 한다. ㅎㅎ 학생들에게는, 이러한 사태를 이겨내기 위해 일단 물을 많이 마셔야 하며. 티셔츠를 찢어 만들어도 좋으니 얼굴을 가리고 사회적 거리는 꼭 유지하라고 당부한다. 올해 졸업하는 학생들이 직장을 잡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고 하니, 자기 자신을 믿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기회는 반드시 있을 것이고 시에서도 노력한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당부한 말은, USF 학생들은 이런 사태에 쫄지 말고 사회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돈, 시간 창의력, 자원봉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기여하라는 것이었다. 기여를 하고 도움을 주다보면 직장과 기회는 반드시 생긴다고, 자신이 산 증인이라며.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연락해서 안부를 묻고, be kind,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변에 나누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필요한 일 있으면 알럼 네트워크를 통해서 자기에게 언제든지 연락해도 좋다고. 


학교와 시 차원에서 노력한다는 이야기와 희망찬 메시지를 하루 걸러 하루 듣고 있자니 은근히 위로가 되고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다른 무엇보다도 이 학교가 정말 좋은 건, 비단 지식을 쌓고 사회에 나가 취업하는 프로세스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학교 구성원인 학생 한 명 한 명이 정신적으로 행복하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리더로 길러내는 데에 더욱 집중한다는 점이다. 


이웃같은 신부님과 시장님의 메세지를 듣고 힘내서 이 위기를 극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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