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인 리 Jun 10. 2020

임팩트투자, 사회책임투자, 지속가능투자?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아보자. 

최근 전 세계적인 투자 흐름 중 당당하게 하나의 결을 이루고 있는 것은 재무적인 수익뿐만 아니라 투자가 미칠 사회적 환경적 결과를 고려한 형태의 투자흐름일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투자 형태를 지칭할 때 사회책임투자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지속가능 투자 (Sustainable Investment) 혹은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라는 말을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그 중에서도 최근 그러니깐 근 10년 정도 동안 투자업에 종사하고 있는 단체, 기관, 은행, 재단, 펀드 등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는 '임팩트 투자 Impact Investing' 이다. 그렇다면 임팩트 투자란 무엇인가? 


글로벌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 Global Impact Investing Network (이하 GIIN)에 따르면 임팩트 투자는 측정 가능한 유익하고 사회-환경적 임팩트를 재무적 수익과 더불어 내려고 하는 의도가 담긴 투자이다. 


"Impact investments are investments made with the intention to generate positive, measurable social and environmental impact alongside a financial return”


그렇다면 임팩트 투자라는 용어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용어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들여다보면 다른 용어를 사회책임투자나 지속가능 투자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일단 이러한 투자 형태가 가장 먼저 등장한 20세기 초반 미국으로 거슬러 가보자. 


Brian Trelstad에 따르면, 1900년대 중반까지 자본은 신탁의무 (Fiduciary duty)와 자선 (Philanthropy)의 두 가지 큰 갈래의 성격을 띄고 있었다. 신탁의무는 거대한 자본을 은행이나 자산관리기관에 맡기면 수탁자가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투자해야 하는 의무, 혹은 기업이 기업활동을 할 때 주주들을 위해 최대한의 수익활동을 해야 하는 그러한 의무를 말한다. 이때 투자자나 기업은 사회적 혹은 환경적으로 투자가 미칠 영향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반대로 자선오로지 사회적 그리고 환경적으로 거둘 수 있는 유익한 결과만을 고려한 채 그러니까 다시 자본을 재창출해야 한다거나 하는 의무로부터 벗어난 채로 행해졌다. 


신탁의무만을 앞세운 채 이득만을 향해 달리던 때,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 1900년대 초, 런던에서는 생산 또 생산만을 목적으로 한 수많은 공장으로부터 나온 매연으로 인해 심각한 초미세먼지 오염을 초래됬고 2만 6천여 명이 미립자 오염으로 사망했다. 비슷한 시기 미국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무기를 팔던 화학기업들이 살충제나 제초제 생산 판매를 시작했고 농업에서 막대한 양의 농약 사용은 생태계를 교란시켰다. 1962년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는 생태계를 적나라하게 공개했고 이는 미국 사회에서 환경운동을 일으키는 사건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의 활동은 사회와 환경에 미칠 수 있는 결과를 생각하지 않은 채 최대한의 수익만을 위한 방향으로 전개되다 1940년대 말 미국의 민권 운동 Civil Right이 시작되면서 변화가 찾아왔다. 이 당시 미국에서는 노동환경개선, 인종차별 해소, 여성 권리, 소비자 환경운동, 반전운동, 페미니즘 운동이 시작되었고 정부와 기업은 타깃이 되었다. 1960년대 쯔음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ability)이라는 용어는 이러한 상황을 대변하듯  생겨났다. 


기업의 사회 환경적 책임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1982년 Joan Bavaria는 최초로 사회환경적 가치를 고려하며 ‘비윤리적인’ 산업을 가려내는 (Screening)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자산관리 회사 Franklin Research & Development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에서 사회적 책임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자산관리회사 Trillium Investment로 이름이 바뀌어 운용되고 있다. 


이때부터 사회적 책임투자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 용어는 사회 환경적으로 해가 된다고 판단되는 비교적 윤리적이지 못한 산업을 가려내는 방식의 투자를 의미한다. 이러한 투자 기피 대상에는 담배, 술, 도박, 무기, 포르노, 동물실험 등을 포함하는 산업을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적 책임투자는 이러한 가려내는 방식의 투자를 포함해 주주 위임투표 (Proxy voting)을 이용해 기업에게 더욱 강력한 사회 환경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까지도 포함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일례로 인텔이 뉴멕시코에서 칩을 생산하는 제조공장을 지으려고 했을 때, 제조공장으로 인해 지역에 환경오염을 걱정하는 지역 사람들 간의 마찰이 있었다. 당시 친환경정책을 옹호하는 Jessie Smith Noyes 재단은 자신들의 사명과 뉴멕시코 지역 사람들의 우려가 일치하는 것을 알고, 그들이 보유하고 있던 다량의 인텔 주식을 통해 주주의 권리를 이용했고, 결과적으로 인텔을 지역 사람들과 함께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양쪽에게 이득이 되는 결과를 이끄는 중재자 역할을 했다. 


사회적 책임투자가 자본 수탁자의 신탁의무를 최대한으로 다하면서 사회환경적으로 해가 되는 투자를 줄이는 방식으로 시작되었다면 프로그램 연계 투자 Program-related investment는 자선이라는 또 다른 자본의 스펙트럼 끝에서 탄생했다. 1960년대 포드재단은 사회투자 “Social Investing” 및 프로그램 연계투자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포드재단은 재단의 기부금을 활용하여 재단의 사명과 일치하는 분야에만 투자를 했다. 포드재단은 그들이 기존에 해왔던 일방적 기부 (기부하는 즉시 돌려받지 못하는 돈) 만을 하는 대신 기부금의 일부를 사회적 임팩트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에 대출이라는 형태로 돈을 빌려준다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거라는 비즈니스 이론에서 출발했다. 


이렇게 시작된 프로그램 연계 투자는 지금까지도 미국의 포드 재단을 포함해 많은 비영리 단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비영리적 투자 방식이다. 이를 비영리적 투자방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투자행위를 통해 창출하는 영리적 수익은 개인이나 이사회에서 가져갈 수 없고, 반드시 100% 비영리적 활동을 위한 기금 및 운영 비용으로 재사용되어야 한다는 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국세청 IRS에서는 프로그램 연계 투자의 범위를 명학하고 기재하고 있고 엄격하게 관리한다.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멜린다 게이츠가 운영하고 있는 게이츠 재단 역시 프로그램 연계 투자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러한 투자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백신 개발을 위한 투자이다. 게이츠 재단에서는 지금까지 5천2백만 불가량의 투자금을 CureVac, Alere,그리고 Zyomyx 같은 회사에 투자했다. 그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가난한 지역에서 유난히도 많은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말라리아, 소아마비와 같은 질병으로부터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백신 접종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게이츠 재단에서는 이러한 기업에 지분투자 (Equity investment)를 통해 프로그램 연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프로그램 연계 투자를 시작했던 선행자들은 오늘날 소위 임팩트 우선 (impact first) 투자의 모태가 되었다. 볼티모어에서 시작된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누구나 낮은 가격으로 자신의 집을 마련할 수 있게 집을 지어주는 일로 시작하여 현재는 미국 전역에서 그러한 주택마련에 금융적 자원을 지원해주는 Entreprise, 신용이 없어서 기존 금융시스템 접근이 어려운 여성과 소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낮은 이자로서 무담보 무신용 대출을 지원하는 미소금융 Grameen Bank, Accion과 같은 기업이 모두 임팩트 우선 투자 모델이다. 이들은 모두 처음에는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부’의 형식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기부’와 ‘프로그램 연계 투자’를 병행했고 현재는 프로그램 연계 투자를 넘어 좀 더 투자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의 투자로 접어들어 가고 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사회적 책임투자를 넘어 새로운 개념의 투자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바로 지속 가능한 투자 (sustainability investment)이다. 대표적인 사람으로는 골드막 삭스 자산관리회사를 공동 창업한 David Blood와 미국 전 부통령 Al Gore가 있다. 이들은 투자라는 것은 비단 윤리적이지 못한 것을 걸러내는 것 이외에도 보다 사회적 환경적인 이득을 가지고 올 수 있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하며 Generation Investment Management를 설립했다.  투자를 함으로써 돈도 벌고 실제로 긍정적인 사회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지속가능 투자의 출발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 지속가능 투자와 프로그램 연계 투자 사이의 범위에서 탄생한 게 바로 임팩트 투자이다. 임팩트 투자자들은 임팩트 투자가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투자함으로써 시장 시세에 맞는 재정적 수익을 거두고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 측정할 수 있는 임팩트를 거두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러한 임팩트 투자의 명칭과 개념이 보다 구체적으로 확립된건 2007년 록펠러 재단에서 다양한 지속가능한 투자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전문가들을 초대해 연 벨라지오 서밋에서이다. 이때 임팩트 투자 Impact investing이라는 명칭 자체가 새롭게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널리 쓰이게 되었다. 


이처럼 임팩트 투자는 신탁의무와 자선이라는 극단의 스펙트럼을 넘나들며 사회를 좀 더 괜찮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투자 개념이다. 임팩트 투자라는 용어 속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사회적 책임투자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프로그램 연계 투자 (Program-related Investment), 사회투자 (Social Investing), 지속 가능한 투자 (Sustainable Investment)가 모두 들어 있는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볼 수있다. 하지만 그런 임팩트투자에도 여전히 개선점은 존재한다. 


임팩트 투자의 정의는 측정가능한 유익하고 사회-환경적 임팩트를 재무적 수익과 더불어 내려고 하는 의도가 담긴 투자이다. 


이는 현재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는 임팩트 투자 정의인데, 이 정의가 포함하는 영역은 너무나도 넓어서 어떤것이 임팩트 투자이고 어떤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매우 모호하다. 이를테면, 사모펀드나 정부에서 운영하는 또 시장시세만큼의 수익을 거두길 바라는 것도 임팩트투자이고, 재단이나 비영리 단체에서 원금만 회수해도 좋으니 임팩트가 먼저라고 생각하는 형태역시 임팩트 투자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좀더 명확하게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은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가령 “의도가 담긴”이라는 부분에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의도는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사회에 또 환경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면 그것은 임팩트 투자가 아닌가? 혹은, 의도는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사회나 환경에 해가 되었다면 그것은 임팩트 투자라고 정의할 수 있는가? 라는 부분이다. 물론 이 부분은 이 글에서 논의하진 않겠지만 이처럼 아직까지도 임팩트 투자는 좀더 명확하게 다듬어지고 개선되어야할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는 초기단계의 투자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임팩트 투자의 개념이 사회적 책임 투자라는 첫번째 투자 개념에서 발전된 형태이기에 앞으로도 더욱 세분화되고 명확한 투자개념과 정의가 설립되어 갈거라고 생각한다. (끝)




용어별 정리:


     사회적 책임투자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사회 환경적으로 해가 된다고 판단되는 비윤리적이지 못한 산업 (담배, 술, 도박, 무기, 포르노, 동물실험 등)을 가려내고, 주주 위임투표 (Proxy voting)을 이용해 기업에게 더욱 강력한 사회 환경적 책임을 요구하는 형태의 투자   


     프로그램 연계 투자 (Program-related Investment): 미국의 비영리기관에서 기부금을 이용해 기관의 사명과 일치하는 곳에 지분 등을 투자하는 방식의 투자로서 투자이익은 100% 기관으로 돌아가 공적인 사업을 위해 쓰여야 하는 형식의 투자.    


지속 가능한 투자 (Sustainable Investment): 비윤리적인 것을 가려내는 것 외에도 사회환경적인 이득을 가지고 올 수 있는 것을 포함해야 하는 목적으로 시작된 투자    


임팩트 투자 (Impact Investing): 임팩트 투자는 측정 가능한 유익하고 사회-환경적 임팩트를 재무적 수익과 더불어 내려고 하는 의도가 담긴 투자 




이 글은 브릿지 벤처 투자사의 브라이언 트렐스테드의 Impact Investing a Brief History by Brian Trelstad 글을 참조하고 다른 예시를 들어 내용을 보강하며 쓴 글이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그의 글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그 이외에도 임팩트 투자및 투자 용어가 탄생한 배경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아래 글을 추천한다. 


Socially Responsible Investing in the US 

Money Well Spent by Paul Brest

Making Sense of the many kinds of impact investing by Brian Trelstad


매거진의 이전글 다섯가지 임팩트 투자 타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