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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가 JaJaKa Jan 17. 2022

신춘문예 응모 그리고 기다림......

2022년 신춘문예에 응모하기 위해 우체국에 가서 등기로 원고를 보낼 때만 해도 덤덤했었는데 12월 중순이 되니 왜 이리 마음이 들썩 거리는지 모르겠다. 말로는 기대를 안 한다고 했지만 내심 속으로는 잔뜩 기대를 하고 있어서일까?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신춘문예의 결과를 1월 1일이나 2일 날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고 한다. 신춘문예 당선자에게는 개별적으로 미리 연락이 가서 당선소감을 준비할 시간을 준다는 얘기를 인터넷에서 보고는 ‘아, 그렇구나. 미리 개별적으로 연락을 주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춘문예에 응모하고 난 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상하게도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내가 되겠어? 내 주제에 신춘문예라니 그게 가당키나 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다른 한 편으로는 ‘나라고 안 될 건 또 뭔데?’라는 마음이 일어나는 건 나도 어쩔 수가 없었다.      


기다리는 자에게 시간은 더디게만 흘러간다고 하더니 나도 또한 요 며칠은 참으로 시간이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울리지도 않는 휴대폰을 계속 쳐다보거나 괜히 손을 뻗어 만지작거리다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이 늘어만 갔다.

책을 읽어도 잘 집중이 되지 않았고 욕실에서 손을 씻다가도 휴대폰 벨소리가 나는 것 같아 서둘러 나와 휴대폰을 확인하기도 했다.      


휴대폰은 그런 내 마음을 모른다는 듯이 너무나 조용하기만 했고 나는 그런 휴대폰을 짜증과 원망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혹시 울릴지 모를 휴대폰 벨소리를 입으로 웅얼거렸다. 이렇게 울리라는 말이지,라고 속삭이듯이. 점점 내 머리가 이상해져 가는 건가?     




아내에게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면 근사한 호텔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 코스 메뉴를 사주겠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지키지 못할 것 같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얘기를 했나 모르겠다.    

 

이상하게 왠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뭔가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 기대와 바람이 너무 컸던 탓일까? 아마 다른 지원자들도 나와 같은 심정이었겠지.      


“당신 글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라고 말하던 아내의 말에 부흥이라도 하듯 연락이 와주면 좋으련만. 내 바람과는 다르게 오늘도 내 휴대폰은 조용하기만 하다.     


‘내 주제도 모르고 너무 욕심을 부린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내 글을 못 알아봐 주다니 나 원 참...’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이 참으로 힘이 든다. 원고를 보낼 때만 해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는데 그런 자신감이 이제는 슬슬 밑바닥이 보이기 시작하며 괴로움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여러 신문사에 단편소설과 수필 원고를 보내고 나서 들떠 있던 시간들을 이제는 뒤로 하려고 한다. 며칠 동안 혹시 모를 연락을 기다리며 애를 태우던 나는 12월 24일 오늘을 기점으로 그 바람을 접으려고 한다. 연락이 왔을 거면 진즉에 오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마음을 접지 못하면 나만 스트레스를 더 받을 뿐이라는 것을 오늘에야 알았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글을 쓰면서 행복했고 내가 쓴 글을 아내가 읽고 나서 대화를 나누던 그 시간이 좋았다. 어느 순간 ‘내 글을 아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읽는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일어났고 작가가 되고 싶어 신춘문예에 응모를 했다.      


결과가 좋았더라면 내 꿈을 이루는데 조금 더 일찍 다가갈 수 있었겠지만 열심히 노력을 했으니 후회는 없다. 말은 이렇게 해도 솔직히 아쉬움이 많이, 아주 많이 남는다.      


아내에게 ‘당신 남편이 이 정도야.’라고 말하면서 목에 힘을 한번 줘 보고 싶었는데......

    

“첫 술에 배부르겠어? 심사위원들이 보는 눈이 없는 거야, 자기 글을 몰라보다니......”라며 나를 위로하는 아내에게 그저 말없이 헛헛한 웃음을 지을 뿐이다.     


내가 글을 못 쓴 게 아니라 내가 쓴 글보다 더 잘 쓴 글들이 몇 편 더 많았을 거라고 나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며 애써 아쉬움을 달래 본다.      


나는 언제쯤 작가가 될 수 있을지 그날이 멀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필명도 이미 지어놨는데......

자작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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