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포인트가 모자라는 군

by 자자카 JaJaKa

평소 책을 구입할 때 교보문고를 주로 이용한다. 예전과는 달리 서점에 나가서 직접 책을 살펴보며 책을 고르기보다 인터넷을 통해서 주문하는 것으로 구매패턴이 바뀌었다.

읽어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그때그때마다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가 읽을 책이 떨어질 때쯤 구매를 하고는 한다.


교보문고는 구매실적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나누어서 고객을 관리한다. 나는 어쩌다 보니 플래티넘 등급이다. 플래티넘 등급이라고 해서 대단한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등급에 비해 소소한 혜택이 있다.

책을 구입할 때 10% 할인을 해주고 책값의 7%를 적립금으로 돌려주어서 차후에 책을 구입할 때 쓸 수가 있다. 그 외에도 소소한 혜택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2025년 12월의 어느 날, 교보문고에 로그인해서 장바구니에 책을 담다가 우연찮게 프레스티지(Prestige) 등급에서 25포인트가 모자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1년에 200포인트가 쌓이면 프레스티지 등급이 되는데 내가 거기에서 딱 25포인트가 모자란다고 했다.


그래서 프레스티지 등급이 무엇인지 읽어보았다. 어떤 혜택이 있고 그걸 달성 시에 나에게 무슨 이득이 있는지...

읽어보니 일단 달성만 하면 뭐, 내년 1년 동안 뭐, 좋다는 내용이었다.


25포인트라......

25포인트가 애매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책을 더 구입하면) 달성할 것 같기는 한대 당장 필요한 책은 이미 사두어서 일부러 책을 더 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어차피 살 책이면 내년에 사든 미리 사두든 언젠가 살 테니 미리 사두어도 괜찮을 것 같고, 한편으로는 필요할 때 사면되는데 미리 사서 쟁여두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가 싶은 생각도 들고...

며칠을 고민했다. 25포인트가 뭐 길래. 프레스티지 등급이 뭐 길래.

25포인트를 위해서는 책을 몇 권이나 더 사야 하나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보았다. 열몇 권을 사야 했다. 가격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장바구니에 담아 둔 책이 어쩌다 보니 81권이나 되어서 책을 주문하는 데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과다지출에 있었다.


아예 한 50포인트쯤 모자랐다면 포기가 빨랐을 텐데 25포인트라서 참......

10포인트보다 적었다면 그냥 바로 몇 권의 책을 더 주문해 버렸을 텐데.

나는 속으로 ‘참 애매하게 모자라는 군.’이라고 생각했다.


며칠 고민을 하다가 12월이 다 지나가기 전에 질러버렸다. 그래서 한 번에 주문하는 양으로 역대 가장 많은 책을 주문하는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집 앞에 배달된 택배상자를 들여놓는데 무게가 상당했다. 상자에 가득 담긴 책을 보니 언제 읽을까, 라는 생각보다 한동안 책을 살 걱정은 없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책을 주문하게 될 때쯤이면 아마도 계절이 바뀌어 있겠는데.’ 하는 생각을 책을 정리하면서 했다.

책이 배달되고 나서 교보문고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살펴보니 200포인트까지 0포인트가 남았단다. 즉 프레스티지 등급이 되었단다. 마치 애썼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아마 다시는 달성하지 못할 것 같은 교보문고 프레스티지 등급. 이제는 2026년 1년 동안 알차게 이용하는 일만 남았다.




202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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