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동신경이 그리 좋지가 않다. 언뜻 보기에 순발력이 있어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가 않다. 뜀박질은 잘하는데 운동 쪽에는 별로 소질이 없다. 중학생이던 학창 시절 체육시간에 나는 늘 운동을 못하는 부류로 분리가 됐었다.
중학생이던 시절 체육시간이면 다양한 종목의 운동을 해야 했다. 그냥 축구 공하나 던져주고 놀아, 하는 식이 아니었다. 체육시간에 여러 가지 종목의 운동을 해야 했는데 그중 내 기억 속에 아주 강렬하게 남아 있는 것이 바로 뜀틀이다.
나는 특히 뜀틀을 정말 못했다. 다른 아이들은 훌쩍 잘도 뛰어넘는데 나는 이상하게 열심히 달리다가도 뜀틀 앞에 다가서면 속도가 줄면서 뜀틀 앞에 멈추어 서고는 했다. 그게 아니면 살포시 뜀틀 중앙에 앉아버리고는 했다.
뜀틀을 넘지 못해 체육선생에게 많이도 혼이 났다. 사내자식이 그것 하나 뛰어넘지 못한다고. 어떻게 뛰어넘어야 하는지 설명도 듣고 천천히 무서워하지 말고 앞으로 점프를 하듯 넘으라는 조언도 들었지만 나는 번번이 실패를 했다.
달려오는 속도로 그냥 앞으로 팔을 뻗고 점프해서 넘어가면 된다고 하는데 왜 나는 그게 안 되는 것인지.
설명을 해주는 선생님도 답답하고 끝내 넘지 못하는 나도 창피하고 답답하고.
가뿐하게 성공을 해서 다른 아이들이 넘는 모습을 지켜보는 반 아이들에게 놀림도 많이 당했다. 저런 거 하나 넘지 못하는 나를 그 애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로 쳐다보고 나는 그 시선들을 고개를 숙인 채 견뎌야 했다.
내가 다녔던 중학교가 남녀공학이어서 더 창피했던 것 같다. 여자아이들도 뜀틀을 그리 어렵지 않게 넘는데 나는 왜 안 되는 걸까.
일단 무서웠던 것 같다. 넘다가 다리가 뜀틀에 걸려 넘어지거나 다 넘지 못해 엉덩이 꼬리뼈 부분이 뜀틀에 걸릴까 두려웠던 것 같다. 아님 내가 키가 작아서 다른 애들에 비해 뜀틀을 넘는데 불리한 조건이었을 수도.
체육시간이면 늘 긴장을 했던 나. 뜀틀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했던 나. 뜀틀 앞에만 서면 작아지던 나. 연습을 반복해도 결국 넘지 못했던 나. 체육점수가 늘 낮았던 나.
지금 다시 하면 뜀틀을 넘을 수 있을까.
그 당시 높이의 뜀틀이면 지금은 가능하지 않을까.
아무래도 어렵겠지. 지금은 그때보다 키는 더 크지만 몸은 더 뻣뻣해졌으니.
자신감 있게 속도를 높여 달리다가도 뜀틀 앞에 가면 그냥 폴짝 뛰어서 회전목마 타듯이 앉아 버리겠지.
202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