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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을 이불 삼아

2019년 가을에

by 자작가 JaJaKa

하늘에서 별이 쏟아진다.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별들이 다 어디에서 나타난 것일까. 나는 책 속에서, TV 속에서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수많은 별들을 보고는 한다. 지금 내가 서 있는 도시의 하늘에서는 볼 수 없는 별들을.


최근에 메이브 빈치의 ‘비와 별이 내리는 밤’을 읽었다. 서점에서 우연하게 본 이 책의 제목을 읽고서는 나는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떠올렸다. 하늘 가득 찬란하게 빛나는 수없이 많은 별들의 향연을.

책의 제목처럼 비와 별이 내리는 밤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TV에서 보던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수많은 별들의 모습일까. 작은 동산에 누워 하늘 가득 수놓은 수많은 별들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벅찬 느낌이 물밀 듯이 밀려오지 않을까.


책 표지 또한 내 시선을 끌었는데 한적한 어느 섬의 풍경을 그린 그림이었다. 나는 책의 제목과 책 표지의 그림에 이끌려 책을 사게 되었다.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나는 기대감을 가지고 첫 페이지를 넘긴다. 그리스의 한 작고 아름다운 섬마을을 배경으로 해서 한 명의 주인공이 아닌 여러 명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대화의 형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어 나간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참 재미있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잘 읽었다.

눈앞에 별이 쏟아지는 느낌, 다양한 그리스의 음식들, 아름다운 해변을 바라보며 순박하게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들이 원하는 삶을 찾아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궁금했다.

나도 별이 내리는 밤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그곳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일어났다. 그리스의 한 작은 섬이라......




내가 예전부터 생각을 해 오던 버킷리스트 중에는 수많은 별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에 가보고 싶은 것도 포함되어 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지역을 가야 볼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문명과는 떨어진 공기가 맑고 깨끗한 개발이 덜 된 곳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발리나 푸껫 같은 동남아의 휴양지에서 밤하늘을 보면 쏟아지는 별들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하지만 실제로는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별들을 볼 수 없었다.


가끔 TV를 통해 보면 몰디브의 어느 해상리조트, 아프리카의 어느 평원, 안데스 산맥의 쉼터, 알프스 산맥의 어느 산장, 그린란드의 밤하늘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쏟아지는 광경을 보았다.


또한 남태평양의 수상 방갈로에서 이쪽 수평선 끝에서부터 저쪽 수평선 끝까지 밤하늘 전체에 온통 별들이 가득한 밤하늘을 보는 장면은 마치 하늘 전체가 스크린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히말라야의 고산 트래킹에서 텐트 밖에 펼쳐진 밤하늘 전체가 반짝이는 별들로 찬란하게 빛나는 장면에서는 마치 손을 뻗으면 별을 만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TV를 통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봐야 하는데...


그런데 나는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수없이 많은 별들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남해안의 어느 작은 섬마을의 밤하늘, 어느 산중의 산사에서의 밤하늘에서 쏟아지는 별까지는 아니더라도 밤하늘에 떠 있는 많은 별들의 모습을 TV의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었다.




나는 그런 상상을 한다. 어느 평평한 땅에 자리를 잡고 누워서 밤하늘에 가득 빼곡하게 수놓은 별들을 쳐다보다가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을 이불 삼아 잠이 드는 그런 상상을 한다. 땅을 베개 삼아 하늘의 별들을 이불 삼아 그렇게 잘 수 있다면......


아, 상상만으로도 벅차오른다. 나중에 언젠가 그런 기회가 오면 나는 하늘 가득 메운 별들을 밤이 늦도록 바라보며 잠을 자고 싶다.


어디로 가야 할까. 어디로 가야 할지 나를 인도할 표지판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눈을 감으면 내 눈앞에 온 우주의 별들이 빼곡하게 그 찬란한 빛을 발하며 빛나고 있는 상상을 하며 나는 눈을 감는다.

눈을 감는 순간 수없이 많은 별들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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