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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가 JaJaKa Apr 14. 2022

처음 그 마음 - 감사하며 살자

2019년

똑같은 일상이 되풀이되다 보면 처음 시작되던 그 시절의 마음을 놓치고 살 때가 있다. 그게 일이건 사랑이건 또는 자신이 가지고자 간절히 원하던 물건이건 마찬가지가 아닐까.      


처음 입사하기 전의 그 마음가짐, 누군가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 주겠다던 그 마음, 너무나 가지고 싶어서 오랫동안 조금씩 돈을 모아가면서 언젠가는 꼭 갖게 될 그날을 기다리다 어느 날 그 물건을 소유했을 때의 그 행복한 감정들이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익숙해져 버리고 그냥 평범한 하루하루의 일상이 되어서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그냥 무심코 지나쳐 버리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처음 그 마음은 어디로 가버리고 그것보다 더 큰 욕심이 생기거나 만족감이 사라져 버리고 특별할 것이 없는 마음이 그 자리를 대체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기보다는 남들과 경쟁하며 더 큰 것, 더 많은 것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기에 바쁘다.

처음 시작할 때의 그 마음은 어디로 갔는가.  

   

최근에 가전제품 중 하나에 문제가 생겨서 수리를 위해 예약을 했는데, 그제 서비스 기사가 문제가 있는 가전제품의 수리를 위해 방문했다. 그는 친절하게 어떤 문제가 생겨서 그런 것인지 설명을 해주었고 어떻게 처리를 하면 되는가에 대해서도 안내를 해주었다.

그가 문제가 생긴 부분에 대한 수리를 해주었고 수리를 하는 도중에 우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는 우리가 사는 서울의 한 지역을 담당하는 수리기사였는데 사는 곳은 경기도라고 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우리가 사는 이 아파트에 정말로 꼭 한번 살아보고 싶다고 했다. 자기가 보기에 너무나 좋아 보인다고 하면서.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그의 진심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자기는 경기도에서 전세로 살고 있노라고 해서 우리도 집주인이 아니라고 하니 그는 그래도 여기는 전세가 많이 비싸지 않으냐고 하면서 자기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현실의 벽이라고 했다.    

  

그는 친절했고 성심껏 수리를 해주었다. 수리가 끝나고 난 후에 우리가 건넨 시원한 음료수를 받아 들고나가기 전에 그는 본사에서 정규직을 시켜준다는 말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했다.

언제부터 비정규직이라는 것이 생겨난 것인지는 몰라도 그를 포함한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어서 빨리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어서 보다 떳떳하고 안정적이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수리기사가 가고 난 후에 그가 한 말 중에 이 아파트에서 정말로 한 번 살아보고 싶다고 한 그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처음에 우리도 지어진 지 오래된 아파트에서만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얼마나 기쁘고 좋아했던가.

이렇게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는 아파트에 이사를 오게 되었을 때, 새로 지은 아파트는 이렇게 블링블링하고 창문이 이중창이라 밖의 소음이나 바람소리가 잘 차단이 되는 것을 보며 이런 세상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예전에 살던 구축 아파트에서는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태풍이 오거나 하면 베란다의 창문이 떨어져 나갈 듯이 덜컹덜컹 거세게 흔들리는 소리에 두려워서 아내는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새로 이사 오게 된 집에서는 밖에 바람이 아무리 거세게 불어도 그런 바람소리가 나지 않아 너무나 신기해하면서 기뻐했었다.


처음 이사 왔을 때의 그 기쁨과 행복감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익숙한 일상이 되어버렸고 처음의 그 설레던 느낌은 이제 많이 사라져 갔다.

이곳에서 산지 4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 최근에는 우리끼리 이제는 좀 올드해졌다는 등, 여기저기가 좀 마음에 안 든다는 등, 요새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에 비해 구조가 좀 그렇다는 등, 평수가 조금 더 넓었으면 좋겠다는 등의 여러 가지 불평과 불만을 토로하고는 했었다.   

   

그런데 그 수리기사의 말을 듣고는 한동안 잊고 지냈던 처음 그 마음이 떠올랐다. 우리가 너무나 좋아했었고 기뻐했던 그때 그 마음을 떠올리며 불평하기보다는 감사하며 살자는 생각이 마음에서 일어났다.

그동안 익숙해져서 잊고 지냈던 처음 그 기뻐하고 행복했을 때의 그 마음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그동안 감사하며 살기보다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기가 일쑤였는데 다시금 하루하루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자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주었다.

그것은 집뿐만이 아니다. 음식이 되었던 그 어떤 것이 되었건 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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