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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가 JaJaKa Jun 14. 2022

우리 집에도 청소하는 이모님이 오셨습니다

산다, 산다 하더니 결국 아내가 로봇 청소기를 샀습니다.

할인을 하고 행사 기간 동안 덤으로 무엇, 무엇을 더 준다고 하면서 살 거면 지금 사야 한다는 얘기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떡 하니 로봇 청소기가 배달이 되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아내가 여러 차례 망설이기는 했습니다.

주위에서 정말 편해, 너무 좋아, 진짜 장난 아니야, 최고야, 정말 이렇게 묵묵히 깨끗하게 청소해 주는 이모님 어디 없다, 라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사실 반신반의했습니다.  

   

제 기억은 예전에 멈추어 있었나 봅니다.

장애물을 만나면 버벅거리고 벽에 부딪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낑낑대고 소리는 요란한데 청소 효과는 그리 뛰어나지 않은 가격만 엄청나게 비싼 그런 로봇 청소기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근데 최근에는 기술이 발전해서 얼마나 장애물을 능숙하게 피하면서 청소를 하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아내와 저는 처음 로봇 청소기의 전원을 켠 뒤 한동안은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며 구경을 했습니다.

거 참 신기하더군요.      


그리고 저도 모르게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는 했으니 이쪽으로, 아니 이쪽을 해야 한다니깐. 그리로 가지 말고 이쪽으로.”

“어이구 잘하네. 이거 물건일세.”     


아내는 이모님, 이모님 하면서 얼마나 좋아하던지 마치 입이 귀에 걸려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구석구석 청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밝게 웃더군요.

이제 청소는 한시름 덜었다면서.     


한동안 청소를 하던 이모님이 청소를 마치고는 자동으로 충전하는 본체로 이동을 하더니 마치 후진하는 차량처럼 요리조리 방향을 잡은 다음 자체 충전을 시작하더군요.

저희가 약간의 도움을 주기는 했지만 와, 정말 기술이 이렇게나 발전한 건가요?

자기 스스로 충전을 하다니요. 정말 와, 소리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이렇게 발전한 건가요?


지금 이모님은 방과 거실 청소를 마치고 충전 중에 있습니다.

충전이 끝나면 부엌을 청소할 예정이라고 하시네요.

이모님,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깨끗한 우리 집이 되도록 애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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