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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가 JaJaKa Jun 09. 2022

1주년 이벤트 기간이라 아메리카노가 공짜라고요?

이사를 하고 난 뒤 2주일이 지난 토요일 오후 나와 아내는 한 카페를 방문했다.

이곳은 우리가 집을 보러 다닐 적에 지친 몸을 쉴 겸 잠시 들러서 커피와 쿠키를 먹었던 곳이다.

그때는 목도 마르고 힘들고 지쳐서 가다가 때마침 보인 카페에 들른 것이었는데 우리의 기대 이상으로 커피와 쿠키 맛이 괜찮았었다.     


소파에 앉아서 토요일 오후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나와 아내는 나들이 삼아 바람이라도 쐴 겸 나가서 커피나 한잔 하고 올까?라는 말에 흔쾌히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자연스레 그때 갔었던 그 카페로 발걸음이 향했다. 

우리 집에서 그 카페까지는 그리 가깝지 않아 걸어서 20분 정도 걸렸다. 

    

몇 달 전과 달라진 것 없는 그 카페에 들어서서 쿠키 하나를 고르고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과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을 주문하고 계산을 하는데 쿠키 값만 받는 거였다.     


이게 무슨 일이고?      


나중에 물어보니 개업 1주년 이벤트로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에 걸쳐서 아메리카노를 공짜로 제공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뜻밖의 행운에 우리 부부의 입가가 올라갔다. 

아무 생각 없이 왔는데 무료로 커피를 마시게 될 줄이야. 

마치 이사 온 것을 축하한다고 커피를 서비스로 준 것만 같아 더욱 기분이 좋았다. 

값으로 치면 얼마 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원래 사람은 작고 사소한 것에 감동을 하지 않던가. 

커피를 마시면서 열어 놓은 가게 문으로 들어오는 바람 또한 너무나 시원했다. 들려오는 음악소리도 좋고 그냥 다 좋았다. 이게 바로 공짜의 힘이구나.      


커피를 마시며 아내에게 “내일 또 올까? 내일까지 무료 행사라고 하던데.”라고 묻자 아내가 당연한 얘기를 뭘 묻느냐며 그렇게 하자고 눈짓을 한다. 

대신 내일은 각자가 쿠키 한 개씩 먹는 걸로.     


다음 날 우리는 그 카페를 방문했고 어제 말한 대로 각자 원하는 쿠키를 골라서 공짜 커피를 마셨다. 

공짜라서 그런지 커피 향이나 맛이 더 좋았다. 너무 공짜를 좋아하면 안 되는데.

사람들도 지나가다가 공짜 커피 이벤트 현수막을 보고 카페에 들어와서 그냥 공짜 커피만 들고나가기 뭐하니 쿠키 한두 개씩을 사 가지고 나가는 모습을 보고 어쩌면 이 카페 사장님의 마음 씀씀이가 더 큰 매상으로 연결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사장님,

무료로 주신 아메리카노 맛있게 잘 마셨고요.

가끔 커피 생각이 날 때, 카페에 가서 멍 때리고 싶을 때, 맛있는 쿠키가 먹고 싶을 때 잊지 않고 들리겠습니다.

공짜로 주신 커피는 이 지역으로 이사 온 것을 환영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게요.

덕분에 무료했던 주말에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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