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5월 달 달력을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잠깐 딴짓을 하면 그 사이에 시간이 어느 구멍으로 숭숭 빠져나가는 것 같다.
요새는 선거철이라 선거유세차량에서 들리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조금만 소리를 줄여주면 좋으련만 그들은 한 사람이라도 더 듣게 하려고 볼륨을 더 올리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람들은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지방 선거여서 그런지 아니면 정치에 대한 관심이 멀어져서 그런지.
후보가 누구인지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내일부터 이틀간은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실시된다고 한다.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사전투표를 하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본 투표를 고집했었다.
누구를 뽑을까?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누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을 방문할 것이다.
선거가 끝나면 6월이다.
조금씩 날씨는 더워질 테고 나는 새로 이사 온 이곳에 조금 더 적응을 해가게 되겠지.
열대야를 견디어 내면 어느덧 시원한 바람이 불 테고 가을인가 싶다가 바로 추운 겨울이 오고 그리고 해가 바뀔 것이다.
갑자기 인생이 덧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5월 하순 이건만 생각이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 생각을 내가 있는 이 위치로 다시 끌고 와야겠다.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에 집중을 해야 하는데 참 그게 잘 되지가 않는다.
머리로는 알긴 아는데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과 같이 삶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과거에 얽매이지 마라, 미래를 너무 걱정하지 마라, 지금 현재를 살아라.
이 말처럼 살고 싶지만 참 그게 마음대로 되지가 않는다.
5월 26일, 나는 무엇을 했고 어떤 말을 했으며 어떤 음식을 먹었고 어떤 행동을 했는가?
과연 오늘 하루를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늘 반성을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지는 않고 늘 제자리를 맴도는 것 같다.
저 멀리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나아가는 소년의 모습이 보인다.
나도 그저 내 앞에 있는 페달을 밟으며 앞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싶다.
그런데 어디로 가야 하나?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나?
여러 갈레의 길이 내 앞에 펼쳐 있는데 나는 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만 한다.
이 길인가? 저 길인가?
지금 가는 방향이 맞는 건가?
근데 내 목적지는 어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