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전 거실에 누워있으면 솔솔바람이 들어온다.
새로 이사 온 곳이 아파트라 맞바람이 쳐서 그런지 전에 살던 곳에 비해 확실히 시원하다.
거실 창문으로 솔솔 들어오는 바람에 어느 순간 내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아, 좋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면서 눈이 스르르 감긴다.
잠시 이대로 잠깐이라도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딩동 하고 나를 벌떡 일으키게 하는 소리가 들린다.
바로 브런치 알림 소리이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라이킷을 누르고 간 걸까?
오늘은 새로운 글을 올리지 않았는데...... 뭘까?
나는 무거워진 눈꺼풀을 재빨리 밀어 올리고 언제 졸린 적이 있냐는 사람처럼 벌떡 일어나 휴대폰을 들어 알림음의 정체를 확인한다.
브런치 알림 소리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입가에 미소가 스친다.
얼른 휴대폰 화면을 열어 브런치 알림 소리의 정체를 확인한다.
라이킷인가? 누굴까?
얼마 되지 않는 내 구독자님도 아니고 생소한 아이디다.
엊그제 목요일에 글을 올렸으니 그 글을 보고 라이킷을 누른 거라면 어디서 그 글을 본 것일까?
여러 가지 궁금증이 일어난다.
2021년 12월 31일부터 브런치를 시작했으니 어언 6개월(6월을 기준으로)이 되어간다.
참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그동안을 돌아보면 100% 만족하지는 못하더라도 나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 글이 재미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도 여러 분 계시고 그리고 그 숫자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서재에 앉아 있다가도 딩동 하고 브런치 알림 소리가 들리면 나는 벌떡 일어나 거실로 나온다.
이번에는 뭘까?
휴대폰 화면을 확인하는 순간 아무것도 온 것이 없다.
분명 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나만의 착각이었나 보다.
심심치 않게 이런 착각을 한다. 분명 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소파에 앉아 밀려오는 졸음을 쫓으며 앉아있는데 딩동 하는 브런치 알림 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는 진짜로 온 것임을 알려주는 b가 화면에 떠 있다.
언제 졸음이 밀려왔냐는 듯 입가가 살짝 올라간 채로 조심스레 화면을 여는 순간 댓글이 남겨졌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쉰다.
난 댓글에 약한데......
댓글을 달면서 한참을 망설일 때가 많다. 이 댓글을 쓰는 것이 과연 잘하는 것인지, 상대 작가님이 보기에 조금이라도 불편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에 확인을 거듭한다. 가끔은 가볍고 유머 있게 댓글을 쓰고 싶은 본능이 꿈틀거려 댓글을 달고 나서 혹시 오해하시면 어쩌나 혼자 걱정을 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면 댓글을 썼다가 고개를 저으며 지우기도 한다.
댓글을 쓰고 나서도 재차 읽어보면서 혹시 오류는 없는지 불필요하거나 실례되는 표현은 없는지 확인을 거듭하기도 한다. 수정을 막 하려고 하는데 작가님이 먼저 읽어서 뻘쭘해진 적도 있다.
오늘은 핸드폰이 조용하다.
그냥 이대로 거실 바닥에 누워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즐기면서 한숨 자도 될 것 같다.
오늘은 왠지 하루 종일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둘 것 같다.
6월, 아직 더워지기 전인 요즘 나른한 상태로 거실 바닥에 누워있는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건 아내의 잔소리도 나의 배꼽시계도 아닌 브런치 알림 소리뿐이니깐.
다른 작가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이 딩동 소리도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익숙해지고 덤덤해져서 지금처럼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고 한다. 그때는 어쩌면 브런치 알림 소리를 꺼놓고 지내질도 모르겠다.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브런치 알림 소리가 좋다.
딩~동 하고 알림 소리가 들린 것 같다. 어서 가서 확인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