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인사 한마디 건네지 못했는데 그녀가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떠나야 했는지...
정말로 묻고 싶습니다.
그녀와의 인연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만 그녀를 만난 건 제게 행운이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제 앞에 짠하고 나타난 것처럼 그녀가 나타났습니다.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지요.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는 사이지만 글이라는 매개로 우리는 만났습니다.
글로써 소통했고 글을 읽고 쓰면서 서로를 알아갔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었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그녀가 댓글로 저에게 했던 말이 생각이 납니다.
늘 지금처럼 글과 댓글에 저의 진심을 담아주었으면 좋겠다고 했지요.
제 글과 답글이 기다려진다고 했지요.
제 글을 읽고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했지요.
재미있기만 해서 제 글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했지요.
그리고 저의 첫 번째 찐 팬이 되어주셨지요...
오늘 10월 4일을 기억하려 합니다.
당신의 아이디가 탈퇴한 사용자로 뜬 오늘을 기억하려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의 제 감정으로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기에 몇 자 적어봅니다.
한 동안 보이지 않았지만 다시 돌아온다고 하셨기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글벗으로 있을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브런치를 탈퇴하고 떠나실 줄은...
작가님, ㅇㅇ작가님.
필명을 부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겠네요.
이제는 그 필명마저 없어져 버렸네요.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셨겠지요.
살짝 언질이라도 주셨으면, 조금이라도 무슨 일 때문인지 얘기를 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 지금처럼 걱정과 불안한 마음이 들지는 않을 테니까요.
어디에 계시든 글을 계속 쓰시기를 바랍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 계속 남아주시기를 작가님의 글을 좋아하던 한 독자로서 부탁을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한 소녀로 기억하겠습니다.
작가님은 제게 영원한 소녀로 기억될 것입니다.
올해 목표로 하셨던 고전을 다 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몸이 약한 작가님,
언제나 건강하소서.
그리고 늘 행복하소서.
인연이 되면... 또 만나겠지요.
저는 우리의 인연이 아직 끊어지지 않았으리라 그리 희망을 가져봅니다.
짧았지만 당신을 알게 되어 기뻤던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ㅇㅇ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