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쳐다보는 눈빛이 부담스러운가요?
왜 눈을 슬쩍슬쩍 마주치고는 이내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리시나요?
제가 궁금하다 하지 않았나요?
거 봐요, 정말 너무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을 때, 그 소설이 나중에 영화화된다면 거의 대부분 실망할 때가 많아요.
왜냐고요? 각자가 상상한 소설 속의 주인공의 모습과 실제 캐스팅된 주연배우가 겹쳐지지 않아서 그럴 거예요.
그리고 소설 속의 내용을 스크린에서 어떻게 얼마만큼 표현하느냐에 따라 저건 아니지 않나? 내가 느꼈던, 내가 상상했던 것과 너무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겠지요.
제 글을 읽고 제 댓글과 답글을 읽으며 제가 점점 궁금해지셨을 거예요.
재미있고 유머감각도 있고 재치도 있고 다정다감해 보이면서 왠지 느낌상 스타일이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셨을 거예요.
이런 분위기에서 죄송합니다만 제가 봐도 조금은 그래 보였으니까요.
제가 온라인상으로만, 브런치 글 친구로만 지내는 것이 좋을 거라고 했을 때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어요.
오늘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러나 당신은 저에게 만났으면 좋겠다고,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말씀을 계속해서 하셨지요.
저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만나보니 상상했던 모습과 다르지요?
제가 그랬잖아요. 만나면 실망할 거라고. 상상했던 것과 거리가 있을 거라고.
그래서 그냥 궁금한 사람으로 약간은 신비로운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저의 얘기가 재미없나 보군요.
시계를 자꾸 쳐다보는 눈길이 그걸 말해주는 것처럼 보여요.
이미 다 마셔버린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꽂힌 빨대를 연신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그렇게 보이네요.
저는 당신의 얘기를 듣고 싶었는데...
할 말이 없으신 건지, 아니면 하고 싶은 말이 없어져버린 건지.
글로는 참 많은 얘기를 하시던 분이 왜 이리 오늘은 말씀이 없으신 건가요?
쑥스러워 그렇다는 말은 믿지 않을래요.
먼저 만나자고 한건 당신이니까.
창밖에 뭐 볼만한 거라도 있나요? 왜 자꾸 내다보시는 건가요?
제가 보기에는 특별히 볼 게 없는 것 같은데.
제 말에 집중을 하지 못하시는 것이 느껴져요.
제 얘기가 재미가 없는 것인지 제 목소리가 듣기에 편하지 않은 건지 모르겠네요.
제 목소리가 상상했던 목소리가 아닌가요?
어떤 목소리를 상상하셨나요?
언제나 상상과 현실에는 차이기 있기 마련이지요.
그 차이를 오늘로 또 확인을 하신 거네요.
제가 이미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저는 아재라고, 동네 아재라고...
그냥 하는 말이려니 하고 생각했다고요?
그건... 제 잘못이 아니잖아요.
그런데요. 이런 말씀드려도 되는지 모르지만 사실 저도 조금은 당황했답니다.
당신만 그런 건 아니라는 말씀이에요.
저는 뭐, 나름 상상 같은 거 안 했는지 아시나 본데...
왜 이러실까아~~
앞으로도 제 글을 계속 읽어주실 건가요?
생각해 보시겠다고요?
저기... 제 글은 계속 봐주세요.
글은 그래도 재미있잖아요.
구독자 수도 얼마 되지 않는데...
일이 생겨서 그만 가보셔야 한다고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리고 오늘 특별한 일도 없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갑자기 일이 생겼다고요?
음, 알겠습니다. 그럼 같이 일어날까요?
전 조금 더 앉아 있다가 가라고요?
일어나는 것도 제 마음대로 못하게 하시는군요.
이 낯선 동네에 불러놓고서는.
가세요. 그럼 먼저 가세요.
저는 조금 더 있다가 갈게요.
남은 커피 잔을 치우고 좀 이따 나갈게요.
그렇다고 진짜 먼저 나가네.
왜 이리 마음이 씁쓸한 건지.
뺨에 흐르는 것은 내 눈물?
아니야, 땀일 거야. 여기 커피숍 안이 조금 더워서 그런 걸 거야.
자기야, 잠꼬대 그만하고 일어나.
지금 해가 중천이야.
무슨 꿈을 꾸는지 베개에 침까지 흘리면서 자는 거야?
뭐? 침이 아니라 눈물이라고?
뭐래. 입으로 눈물을 흘리는 재주가 있는 가봐.
어서 일어나 씻기나 해.
아, 꿈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