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짐을 곱게

시즌4-042

by 배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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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 장강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오신 쌤이 말씀하셨다.

"그 투어 가이드가 '오늘은 와와 투어 되겠습니다.'라고 하길래 왜 와와 투어냐고 묻자 '사람들이 와아~와아~ 하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그 다음날 그 가이드는 '오늘은 알찬 투어가 되겠습니다.'라고 하길래 또 왜냐고 물었더니 '오늘 일정이 끝나고 나면 종아리에 알이 차기 때문에 알찬 투어'라고 해서 사람들이 다 웃었어요. 가이드가 말을 아주 재미있게 하더라구요."


말을 재치 있게 잘하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면서 자신은 호감을 얻는다.





2


비가 억수로 오는 날, 경로당 봉사에 늦지 않게 가려고 집을 나섰다가 신발, 양말은 물론 바지가 정강이까지 다 젖었다. 경로당에 도착해서 젖은 채로 들어갈 수가 없어서 수건을 달라고 해서 발과 바짓단을 닦아내고 들어갔다. 어르신들은 바지가 젖어서 찝찝할 테니 바지를 벗으라고 했다. 막상 벗고 나니 입을 여분의 옷이 없어서 나는 긴 타월을 랩스커트처럼 허리에 두르고 있었다.

회장 어르신은 집에 가서 고무줄 치마를 가져오겠다고 하셨다. 그 순간에도 비는 엄청스레 내리고 있는데, 어르신도 젖으실 텐데 어떻게 그래달라고 하겠는가.

"어르신, 타월로 두르고 있어도 돼요. 어르신들이 다 여자분이시라 별로 창피하지도 않아요. 괜찮아요."

그렇게 말하고는 주섬주섬 봉사용품을 꺼내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회장 어르신이 고무줄 치마를 가져오셨다. 그사이 댁에 갔다 오셨나 보다.

건네주신 고무줄 치마를 받아 입었다. 내겐 좀 허리가 컸다. 곁에서 보게 계시던 어르신은 "아가씨라 허리가 날씬하네, 이걸로 꽂아줄게."라며 화려한 브로치 핀으로 허리를 줄여주셨다.

나는 좀 감동했다.


회장 어르신이 목소리가 크시고 괄괄하신 면이 있다. 처음에는 다른 분에게 언성을 높이시는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했었다.

이날도 다른 분에게 언성을 높이셨다. 타박하는 내용을 언성 높여서 말하니 화를 내시는 것 같았는데 들어보면 악의는 없는 것 같았다.

다른 어르신 말씀으로 "저래도 잔정이 많아."라고 하시는 걸 들었지만,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는 분이셨다.

그런 분이 살갑게 치마 챙겨주시고 허리 줄여주시고 나중에는 봉사단원들에게 보이차까지 끓여서 쥐어주시니... 참... 좋더라.

봉사가 끝이 나자, 나는 치마와 브로치를 돌려드리며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갑자기 애정이 생겨서 그분을 그냥 무작정 살포시 안았다. 속으로 '남우세스럽게 왜 이래요~'라고 하면 뭐라고 하지, 하는 생각하면서 안아드렸는데 별말씀 없으셨다. 다행이었다.


말이 비록 까끌해도 행동으로 선의를 보여주면 역시 스스로는 호감을 받는 것 같다.






3


언변이 재치 있고 부드러우면서 행동까지 선의가 가득하다면 정말 사랑받을 것 같다.

일단, 재치는 모르겠고, 부드러운 말과 행동은 마음가짐으로 발현 가능하다고 본다.

마음가짐을 곱게 먹어야지.

사랑받기 위해서도 좋은 태도이며, 사랑하려는 좋은 태도이기도 하다.

그건 좀 더 고귀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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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려거든

먼저 자신을 움직여라.


- 플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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