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5-046
1
재능, 소질, 천재성.... 어느 분야건 간에 그곳에서 일종의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인정을 받으면 행복하고 즐거울 수 밖에 없으리라.
예전에는 그런 자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줄 알았다. 지금도 그런 자질이 중요하다고는 인정하지만 이제는 많은 것을 달리 생각한다.
2
사람들이 소망하는 것들은 이루기가 어렵다.
연예인 되는 것이나, 높은 직급을 얻는 것이나,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일이 그러한 것들인데 이것들은 공통점이 있다.
다른 조건을 갖춰야 하면서도 시간과 노력은 꼭 들여야 한다.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도 이루는 것이 쉽지 않다. 어렵다.
3
사실 누구나 이룰 수 있는 것들은 소망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쉽게 가질 수 있는 것들은 흔해서 노력도 덜 들이고도 손쉽게 취할 수 있다. 좋은 것들은 취하기 위한 경쟁이 크기 때문에 더 노력한다 해도 역시 더욱 이루기가 어려워진다.
'1만 시간의 법칙'에서는 누구나 1만 시간을 투자하면 전문가나 장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성공이란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야 습득할 수 있는 경지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1만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이 적어서 일단 그만큼만 노력하면 성공하는 게 아닐까도 싶다.
4
그 말인즉슨 1만 시간을 들여서 경지에 이르러도, 모두 다 그만큼 노력한다면 그때에는 2만 시간을 노력해야 성공에 이르를 수 있는 것이리라.
피 터지게 1만 시간을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이 있을 것임을 예측하게 된다, 2만 시간 노력하는 사람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면 좀 아찔하지만 이내 안심해도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성공 도달치인 1만 시간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
5
작업을 하루에 몇 시간씩 해야 하나 따져보다가 위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생각들을 보며 내가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건 재능보다 투자한 노력과 시간으로 승부를 보려는 마음가짐이다.
6
최근에서야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이런 마음가짐을 갖게 되다니. 사실 시간 투자해서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뭐, 어쨌든 새삼 깨닫는 느낌이다.
7
이렇게 늦게서야 깨우친 이유를 좀 변명하자면, 어린 시절 읽었던 위인전 탓이라고 말하고 싶다.
너무나 훌륭하고 똑똑한 위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자랐다. 위인의 어린 시절은 늘 어른스럽고 바르고 정직했다. 거의 모든 이야기가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뭐 요딴 말(욱한 감정이 들어간다)을 뒷받침하기 위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정말 어릴 때부터 특출난 아이만이 위대한 사람이 되는 줄 알았다.
내가 늦된 아이여서 일찌감치 깨닫지 못하고 그 폐해를 고스란히 맞았다.
재능, 천재성, 자질, 명석함, 똑똑함 이런 게 제일인 줄 알고 스스로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찾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앉은 채 궁금해만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8
이제는 안다.
주변을 보면 재주 많은 사람들은 많다. 그 사람들이 재능이 없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저런 상황들 때문에 진득하니 앉아서 갈고닦는 것을 더 오래 하지 못해서 취미로 그친 아쉬움 많은 케이스들일 것이리라.
재능이라는 것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있으면 좋다, 아무렴.
그저 재능에 의존할 때가 아니라는 자각이 물씬물씬 든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정말 법칙으로 불릴 만큼 확실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만, 별달리 뾰족한 다른 방도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시간은 1만 시간을, 작업량은 무조건 어마 무시하게 많이,라고만 작정하고 있다.
9
요 며칠 작업을 허술하게 해서 마음이 편치 않다.
1만 시간, 무조건 많이.
힘써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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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가 비상하고 뛰어나더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것이다.
-몽테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