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이야기 10

시즌5-066

by 배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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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빠가 멕시코로 여행을 갔다 오게 되었다.

여행 가는 오빠에게 장난을 치고 싶었다.

마침 오빠는 사촌 오빠와 말을 나누고 있었다.

나는 머릿속으로 계획을 짰다.


'사촌 오빠, 멕시코엔 뭐가 유명해?'라고 물어서 사촌 오빠가 '000이 유명하지.'라고 하면 우리 오빠에게 '오빠 나 000 사다 주라.'라고 약간의 애교 섞인 농담을 던지기로 마음먹었다.


사촌 오빠에게 물었다.


"사촌 오빠, 멕시코엔 뭐가 유명해?"


사촌 오빠는 말했다.


"마약이 유명하지."


응? 마약?

나는 좀 당황했으나 계획을 밀고 나갔다. 친오빠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 나 마약 사다 줘."


울 오빠는 범법을 요구하는 나 때문에 깜짝 놀라 하다가 말했다.


"마약 김밥 사다 먹어."


당황과 놀람만 남는 상황이었다.

아이 참, 귀염성 있는 농담이란, 어렵구나.





2


경로당에서 여느 때처럼 봉사를 했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끝마치고 주섬주섬 정리를 하는데 어르신 한 분이 나를 소리 없이 끌어당겨 바깥으로 나오게 하셨다.

그리고 조끼 안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서 주셨다. 보니까 스티로폼 접시에 래핑 되어있는 떡이었다.


"같이 온 분이랑 먹어."


그러시면서 아주 몰래, 은밀한 기색으로 주시는 것이었다.

아마도 나에게만 주고, 함께 계신 어르신들에게 안 드리니 그 어르신들이 섭섭해할까 봐 그러신 것 같았다.

굳이 몰래 주시는데 어쩌겠는가, 나도 몰래 받아서 품 안에 숨겼다.

그런데 주머니에 들어갈 만한 것이 아니라서 티셔츠 안으로 넣어 바지허리띠에 걸쳐있게끔 아슬아슬하게 숨기고 들어갔다. 참 상황이 난감한 게, 정리하던 봉사 물품 상자를 들어 올려야 했고 그래서 허리춤의 떡이 떨어질 듯해서 나는 그걸 막느라 휘청했다. 팀장님은 옆에서 "에구..."하시며 상자를 잡아주셨다.


경로당을 벗어나서 떡을 꺼내어 보여드리며, 그것을 주신 어르신 이야기와, 아까 휘청했던 이유를 말씀드리니 팀장님은 웃으셨다. 팀장님과 둘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떡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마침 헛갈렸던 서금요법 이론도 배우는 등, 알찬 시간을 보냈다.

어르신도 감사했고 팀장님도 고맙고 감사했다.





3


내 쌍꺼풀이 성장했다.

자꾸 왼쪽 쌍꺼풀만 커진다. 그렇잖아도 짝눈인데 더 짝눈이 되어버렸다.

원래대로 돌아올지 아니면 계속 이렇게 커진 상태로 유지될지 모르겠다.

참 내, 성장하려면 키나 커질 것이지 왜 쌍꺼풀이?





4


비가 와서 기분이 좋다.

비가 그치면 확 추워지겠지만 어쨌든 비 오는 날이 좋다.

어릴 때는 마당 바닥에 빗물 떨어지는 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봤는데, 지금은 1층에 살지 않아서 허공에서 떨어지는 빗줄기를 더 많이 본다. 어느 것이 더 좋으냐면.... 둘 다 좋다.

둘 중에 어느 하나가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따져보고 생각해봐도 둘 다 좋다.

내 사주에서 나는 계곡의 물이나 작은 물방울이라던데, 그래서 비가 좋은 모양이다.

하여간에 비 오는 날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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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있는 곳에서

당신이 가진 것을 가지고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해라.


-테디 루스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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