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5-076
1
요즘 한창 유튜브를 살펴보고 있다.
관심사대로 그림 관련 방송을 살펴보고 있는데 새삼 느꼈다.
세상에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이리도 많다니, 누가 물어봐도 나 그림 그릴 줄 아네, 하는 소리는 하지를 말자.
2
누군가가 그랬다.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을 발견하고, 와 이렇게 잘하다니!,하고 감탄했는데 그 뒤에 또 굉장히 잘하는 사람을 발견하고, 이렇게 훌륭할 수가 있나?,라고 생각했는데 그 뒤로도 잘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더라고.
마치 무술 10년 연마한 사람이 고수를 겨우 물리쳤는데 그다음에 더 강한 고수가 나타나고, 그 고수를 뛰어넘으면 다시 '요건 몰랐지?'하고 더 강력한 초고수가 나타나더라는.
3
재야의 그림 고수들이 모두 나름의 노하우를 알려주면서 출중한 실력으로 굉장히 쉽게 그려내고 있었다. 그렇게 그리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것이 조금 '재수 없었'지만 (이놈의 질투) 어쨌든 유용한 팁들을 배워서 유튜브 화면에 대고 절을 할 뻔했다. (질투는 질투고, 고마운 건 고마운 거니까.)
4
비옥한 토양에서 큰 열매가 나온다고 한다.
한국에 뛰어난 미술인들이 이렇게 많다니, 분명 얼마 지나지 않아서 비옥한 우리나라 토양에서 출중한 예술가가 나올 것 같다.
5
그러나, 소심한 져니는 유튜브 미술인들을 보고 기가 확 죽어서 그림은 다음 생부터 하기로 했다. 쩝, 뭐, 그래도 조금씩 취미로 하면서 토양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으면 만족.
6
글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중요한 건 개성이라고 생각한다.
글에선 문체, 그림에선 화풍, 음악에서는.. 음악은 잘 모르겠는데 스타일이라고 하나?
여튼 그 장르에서의 특유한 형식과 질감이 곧 개성이고, 그것이야말로 많은 사람들 중 그 창작자의 세계를 알아차리게 만드는 것이다.
7
개성 있고 재미있는 책을 만날 때면, 그야말로 고수를 만난 것이니 긴장된다. 져니는 그 저자를 대결 상대로 생각하는 것 같다.
소심하고 기 잘 죽는 져니가 준비해야 할 것은 뇌를 보호할 헤드기어, 상대의 훌륭한 문체에 충격받아서 뇌진탕 오면 안 되니까.
그리고 반격도 해야 하니까, 그 저자의 책보다 5배 많은 종이와 잉크를 마련해 둬야 한다.
초짜인 져니가 개성 있는 문체가 있겠는가, 그냥 들입다 5배 더 많이 써서 5배 두꺼운 책으로 그 저자를 내리치(읽게 하)는 수밖에. 아마 승산 있을 거다. 그 저자는 져니의 긴 글을 읽다가 지루해서 치를 떨던 나머지 혈압 올라 쓰러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암, 자신 있다. 암, 장담한다. 대신 끝까지 읽게 하기~~!
(어, 뭐지? 좀 씁쓸하네.)
8
여하튼, 양적 팽창이 질적 전이를 가져온다고 했다.
개성은 질적 전이가 가져오는 것이다.
개성 있는 작업물을 만들기 위해 많이 작업해야겠다.
9
참, 유튜브 방송에 볼 만한 게 꽤 많더라.
뒤늦게 맛 들였다.
당분간 유튜브 홀릭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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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재치 있는 사람을, 글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프랜시스 베이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