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5-082
1
져니는 요즘 시간 분배에 실패, 작업 진도를 한참 빼먹어서 곤란한 지경이다.
이렇게 간당간당하게 작업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이제부터 변명 들어간다,
사람이다 보니 게을러지고,
컨디션도 난조였고,
입맛도 없어서 밥도 많이 거르고,
이상하게 더워서 창을 열다 닫다 반복하다가 몸살기가 빡 하니 오고,
원두 주문을 안 해서 매일 마시던 커피를 못 마셨더니 뭔가 더 기분이 안 좋아지고,
맹물도 잘 안 마셨더니 푸석해지는 영 좋지 않은 몸 상태에다가,
해야 할 게 많다는 압박감에 늘 안절부절못하고... 또.... 아, 구차하다, 그만하겠다.
2
여하튼, 나도 부지런하고 싶지만 잘 안되는 게 한탄스럽다.
님 잃은 여인네처럼 소복을 입고 물가에 가서 울까 보다, 부지런함 잃은 여인네 져니는 한탄스러우니까.
밤이 되면 귀신 잡겠다고 그 동네 사람들이 쫓아오겠지?
하지만 사람인 거 알면 왜 우느냐고 연유를 물을 테고, 부지런함 잃은 져니는 님 잃은 여자처럼 훌쩍대며 서러움을 토로, 동네 사람들이 그런 걸로 우느냐며 위로할 거야.
"보소. 밤이 깊은데 밥은 먹었소?"
그들은 끝내 눈물을 거두지 않는 져니를 안타깝게 여겨 마을 회관으로 데려가 밥을 차려 주겠지.
물가 동네니까 물고기가 많을 테고 생선구이가 나올지도.
져니는 생선구이보다 다른 걸 먹을 수 있겠냐고 수줍게 물을 거야.
"저기.. 회는 없어요?"
사람들은 초췌한 몰골의 져니를 보며 쑥덕거릴 거야.
"불쌍하니까 회 떠 주자."
사람들이 기다리라고 하고 잠시 뒤 회를 가져오면 져니는 멀거니 상을 보다가 다시 사람들을 향해 물을 거야.
"저기.. 스끼다시는요?"
동네 사람들이 쑥덕거리겠지.
"참, 여자가 염치가 좋네."
마음 좋은 그들은 인내심을 발휘하며 야심한 밤, 마을회관 주방에서 스끼다시를 만들어 갖다 줄 거야. 떡하니 한 상 차려 져니 앞에 놓아주겠지.
그제야 져니는 밝게 웃으며 사람들을 보고 말할 거야.
"앞접시랑 콜라 한 병 추가요!"
사람들 "에라!"하며 져니를 쫓아내겠지.
부지런함을 잃은 건 이처럼 불행한 일을 야기할 수 있어.
암. 그러니 부지런함을 찾아야 해. 그럼 염치없을 일도 없어.
3
아.. 져니, 정말 게을러져서 큰일이다.
3월도 시작되었으니, 새마음 새 뜻으로 살아갈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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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하고 힘차게 인생을 살아가라.
약자가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비참한 일이다.
-밀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