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이야기 16

시즌5-092

by 배져니
20190510-리듬 사본.jpg




1


은행 직원이 묻는다.


"그게 작년 이천열여덟(2018) 해인가요?"


그냥 이천 십팔 년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그리 말한다.

내가 웃었더니 그가 겸연쩍게 말한다.


"어감이 이상해서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2


나이가 들면 허리가 굽어서 'ㄱ' 자로 걸어가는 노인이 있다 하시며 선생님은 이어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ㄱ'자 모양으로 허리가 굽어서 가시던 분이 쉬느라 멈추면 다시 '1' 자로 꼿꼿이 서시다가 다시 걸을 때는'ㄱ'자가 되시더라고요."


상상해보면 좀 코믹한 상황이기는 하다. 하지만 안쓰럽고 안타깝다.


걸으실 때 1자, 쉬실 때 ㄱ자. 그게 더 이상적이기는 하겠으나 안타깝기는 매 마찬가지.

미리미리 자세 바르게 가다듬어 허리를 펴야겠다.




3


어머니랑 식당에서 주문을 하려는데 선뜻 메뉴가 정해지지 않았다.

종업원이 제 할 일하고 있으시면 좋겠는데 옆에 주문할 때까지 떡 버티고 서있으셨다.

나는 괜히 미안하고 마음이 급해져서 얼른 메뉴를 정했는데 어머니는 심사숙고하시느라 시간을 지체하셨다.


"기다리신다, 얼른 정하세요."


미안한 마음에 그리 말했더니


"천천히 하세요."


라고 옆에서 듣던 종업원이 마음 좋게 말한다.

그녀가 친절하니까, 그녀의 첫인상이 노안이라고 생각했던 게 미안해졌다.






4


도움 주신 분이 계셨다. 초면인데 그분 덕에 상황이 좋아져서 고마웠다.

낯가려서 되게 데면데면하게 굴었는데 그분이 먼저 사람 좋게 포옹을 청해왔다.

평소 같으면 손사래를 쳤을 텐데 도움 주신 게 감사해서마다 않고 그분을 감싸 안고 포옹했다.


져니, 사회성 +10002 증가.






5


배우고 싶은 게 많아서 걱정이다.

나이가 들면 하고 싶은 것들을 취사선택해야 한다던데 나는 자꾸 '취'만 하는 듯하다.

정신을 가다듬고 대략 10개 내외로 추리고 있다.

한 해 동안 다 할 수는 없겠지만 많이 취사선택하고 있다.


물론 오늘 취사선택 버튼을 누르기 위해 쌀도 씻었다.

재미없었으면 쳇! 하시라.

풋! 웃었으면... 음...져니 기분 10002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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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우연이 아닌 선택이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성취하는 것이다.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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