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 1 대 1

시즌5-093

by 배져니
20190517-리듬 사본.jpg




1


어머니가 만두를 사오셨다.

스티로폼 용기에 커다란 만두 4개가 들어있었다.

어머니는


"반 만 먹고 나머지 반은 아버지 드려."


라고 하셨다.


"네"


대답하고 만두를 먹었다. 어찌나 크던지 입을 한껏 벌려도 반을 베어 물지 못했다.

근데 이게 맛이 괜찮은 거다.

맛나게 먹고 있는데 어머니가 슬쩍 와서 그런 나를 보더니 물으신다.


"맛있니?"


"완전 맛있어요."


".... 그럼.. 너 다 먹어."


"?"


그래서 살펴보니 아버지가 주무시고 계셨다. 잠시 쪽잠을 주무시므로 일어나시면 만두를 드리려 하신 것 같은데 세상모르게 잠들어 계시니 어머니의 마음이 변하신 모양이었다.


"그냥 너 다 먹어."


나는 말 잘 듣는 착한 딸.


"네."


그러고는 싹 다 먹어치웠다. 만두도 맛있었지만 뭔가 아버지보다 나를 더 챙겨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2


며칠 뒤, 어머니는 옥상 텃밭에서 푸성귀를 잔뜩 거둬들여 오셨다.

배춧잎, 상추, 치커리 등등 각종 푸성귀는 바로 따서 풀냄새가 싱그럽게 퍼져 나왔다.

강된장도 마련하시길래 저녁으로 쌈을 먹나 싶었다.

참고로 쌈은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맛있을 게 확실한 메뉴였다.

그런데 저녁에 어머니는 채소를 내놓지 않으시고 다른 반찬으로 상을 차리셨다.

아버지가 저녁 약속이 있으셔서 집에서 함께 드시지 못하자 쌈 식단은 다음날로 미루신 것이다.

그런 내막이 보이자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3



1 대 1.







4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냥 '1 대 1'이 아니었다.

오빠가 어머니의 파김치가 맛있다고 하자 어머니는 오빠 내외가 방문하는 날짜에 맞추어 파김치를 만들어서 들려보내시더라.

그로서 깨달았다.





5



1 대 1 대 1.







6


'팽팽함이 있어야 긴장감 있고 재미있지.'


라고 읊조리면서도 내가 한 7쯤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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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인생에서 최초의 인간관계의 대상이기 때문에

어머니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대체로 인생을 보는 시선이 따뜻하다.


-고쿠분 야스타카 [교제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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