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이야기 19

시즌5-099

by 배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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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어강좌를 듣기 시작했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임을 알았지만 내심 수강생들이 수업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선생님이 한국어로 약간의 멘트를 날려줄 줄 알았다.

근데 외국인 선생님이 떡하니 등장.

그녀의 말하는 속도는 빠른 편이었고 한국어 조언은 없었다.

거기에 기존에 수업을 들어왔던 수강생들은 다 알아듣는 듯이 보여서 상대적으로 자괴감이 크게 느껴졌다.

나를 포함해서 이 수업을 처음 수강한 사람은 6명이었는데 첫 수업후 그중 네 명이 낮은 레벨의 수업으로 변경하겠다고 접수대를 찾아가더라.


네 번째 수업이 끝난 지금 나는 어찌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다.

선생님은 억양과 제스처로 열심히 설명하셨고 그래서 져니는 대략 들리는 단어 몇 개를 참고해서 눈치로 알아듣고 있다.

생판 모르면 미련 없이 환불받겠는데 이게 조금은 들리니 자꾸 '쫌만 노력하면 들리지 않을까?'하는 희망이 생겨서 그만두지도 못하겠다.






2


져니는 그 영어수업을 들으러 갈 때 조금 일찍 가는 편이다. 가보면 항상 한 분이 휴게실에 미리와 계셔서 공부하고 있었다.

그간 인사를 하면 그분이 받는 둥 마는 둥 하셔서 섭섭했는데 네 번째 수업을 들으러 갔을 때 인사를 하니 그제서는 알은척을 해주셨다.

초반에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서 굳이 알은체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오는 걸 보면 앞으로 수업을 같이 들을 사람인 듯하니 알은체를 해야겠다, 하는 생각하셨을까? 아니면 낯을 가려서 그런 것일까?

어쨌든 나는 그녀가 마음에 든다. 사람이 침착해 보이고, 평범한 외모에 지적인 느낌이 든다.

내 보기에 그녀는 수업 내용을 잘 알아듣는 것 같던데, 그녀의 공부 방법을 좀 캐물어봐야겠다.



한편, 수업을 같이 시작한 동기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동기들은 의외로 털털하고 시원스러운 성격들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내보였다. 하지만 또 얼마 안 되는 친분이기에 정말 핵심적인 이야기는 슬며시 에둘러 말하더라. 궁금증이 생기지만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면 애써 묻지 않으려고 한다. 그게 예의이지 싶다.





3


자원봉사자들에게 식사 나눔을 한다는 메시지가 왔다.

마침 시간과 상황이 되는 지인과 밥을 먹으러 갔다.

구청이 진행하는 나눔 자리인 줄 알았는데 그 음식점 자체적으로 대접해주는 자리인가 보더라. 봉사자들에게 식사 나눔을 해주는 그런 업체가 있다니, 그 또한 봉사자들을 격려하는 하나의 나눔 봉사라고 여겨져서 마음 따뜻해졌다.


식사 전에 봉사자임을 확인하는 명단에 사인을 해야 했는데 같이 간 지인이 명단 위에 쓰인 "우수 자원봉사자 명단"이란 글을 보고 나에게 물었다.


" '우수' 자원봉사자였어요?"


글쎄, 봉사자는 맞는데 나도 내가 '우수' 자원봉사자인 줄은 몰랐다.

조금 으쓱, 했다.

식사 나눔 받는 것도 기분 좋은데 '우수' 봉사자라고 격상시켜줘서 기분이 더 좋았다.


이런 곳 칭찬해줘야 한다. 음식 맛도 좋더라.


<우리家참김치> 사장님과 직원분들 잘 먹었습니다~~!







4


해야 할 작업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집중해서 작업하면 그리 오래 걸릴 일도 아닌데 아직도 끝내질 못했다.

안이한 마음이 문제이지 싶다.

심기일전하여 다시 열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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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을 구하지 않는 봉사는

남을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우리 자신도 행복하게 한다.


-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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