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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Nov 02. 2019

행복은 선택

시즌6-009







1


밤을 새웠는데 오후에 외출 일정이 있었다.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지 않으면 무사히 외출 일정을 나간다 할지라도 막상 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잠깐 쪽잠을 잤다. 마음은 쪽잠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긴 시간을 자 버렸다. 깨어나니 약속 시간까지 1시간 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긴박하게 준비를 하고 나가려고 하니 아버지가 슈퍼맨처럼 말씀하셨다.


"내가 (차로) 데려다줄게."


이동하는 차 안으로 오후의 햇살은 쏟아졌고 아버지는 능숙하게 운전을 하셨다. 나는 쪽잠의 여파로 비몽사몽간이었는데 그런 나른함과 앞 좌석으로 내리쬐는 오후의 햇살, 안락한 승차감, 다정한 아버지, 일정에 늦지 않을 수 있는 여유로움... 그러한 감정들이 한꺼번에 퍼지면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게다가, 쪽잠에 들기 전에 아버지께 깨워달라고 부탁했던 터였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당신께서 데려다줄 계산을 하시고 내가 최대한 자도 될 만큼의 시간 동안 자도록 내버려 두셨던 것이었다.


평소 아버지가 좀 무심한 편이시라고 생각했는데 이날 상당히 배려해주시는 걸 보니 새삼 놀랐고 기뻤다. 기뻤던 건 당연히 배려 받을 만큼 사랑받고 있다는 자각 때문이었다.


행복은 선택이라고 하던데, 이 정도의 기분이면 행복한 기분이라고 선택해도 되지 않을까? 나, 행복하겠다.






2


10월도 다 지나가고 이제 11월이다.

바깥 날은 서늘해졌고 내 방안은 온기가 있다.

몸을 움츠리지 않아도 되는 방안의 안락함에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추워지는 날씨에 난방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배곯지 않아도 되고, 따뜻한 차를 끓여먹을 수 있는 이 안온함.

이것도 행복이라고 선택해도 되지 않을까? 나, 행복하겠다.





3


거창하고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작은 일에서도 한자락 즐거움을 발견하는 내가 대견하다. 소박한 기쁨을 알아볼 수 있는 나는 예전의 나보다 성숙한 사람이겠거니, 하고 말이다.

그래서 다시 선택한다, 나는 성장해서 행복하다고.





4


나의 세상은 행복한 감정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다시 행복하고 그래서 또 행복하고, 선순환이 계속된다.

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세상만 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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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마음먹은 만큼만 행복하다.

Most people are about as happy as they make up their minds to be.


-에이브러햄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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