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6-023
1
목감기에 걸렸다. 나는 간질거리는 느낌을 참지 못하고 기침을 했다.
기침은 잦았고 연속적으로 터져 나왔다.
우한 폐렴은 아니지만 요즘 같은 시국엔 아무래도 기침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좀 불안할 것이다.
그들은 내가 사레 걸린 것인지, 목감기인지, 우한 폐렴인지 알 도리가 없으니까 말이다.
2
저번 주에는 학원 자체적으로 1주일을 휴강했다.
그리고 이번 주엔 내 스스로 자발적 결석을 했다.
나는 학원 수강생들을 비롯해 다른 사람들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다.
피해 안 주려고 부러 집에만 콕 틀어박혀있었으니까.
그러나 타인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았는데 부모님께 해를 끼쳤다.
하루 이틀 차이를 두고 부모님이 감기에 걸리셨다.
나까지 세 사람 모두 증상이 같은 목감기였다.
3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세 사람 증상이 똑같아요.(bgm: 똑같아요.)
4
감기가 야속하더라~~
독한 증상이 무정하더라~~~(bgm: 날 버린 남자.)
5
감기 감기 감기 감기 춤을 추고 있는 그대
감기 감기 감기 감기 징글맞은 나의 그대
이 밤 그대를 퇴치하려는
영원한 감기약 복용(bgm: 쌈바의 여인.)
6
비슷한 목감기인데 세 사람의 증상이 대동소이했다.
그래서 각자 처방전을 받아서 약을 지어 복용했다.
모든 약에는 효능과 함께 부작용도 있다고 한다.
내가 먹은 감기약의 부작용은 입 마름, 졸음, 무력함이었다.
입마름은 물을 마셔서, 졸음은 쪽잠을 자고 일어나면서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데, 무력함은 어떻게 해도 잘 사라지지 않았다.
할 수 있는 걸 하기로 했다. 다이어리를 꾸미고, 계획을 세우고, 파일을 정리하고, 독서할 책을 선별하는 등등 궁리해야 하는 것들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머리를 쓰면 정신이 좀 맑아져서 의욕도 조금 생겼다.
그러나 다음 끼니를 먹고 다시 약을 복용하면 도루묵이 되어버리기 일쑤였다.
하루에 밥 세 번, 약도 세 번을 먹으니 궁리하는 것도 세 번씩 할까 한다.
7
뭐든 중요한 건 자주 많이 끈기 있게 하는 게 제일 좋다.
그렇다는 걸 아니까 '궁리'를 반복해야겠다.
8
그리고 감기.. 너 빨리 너네 집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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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남의 사소한 감기는 금방 알아채지만
자기 자신의 중병은 쉽게 알아채지 못한다.
-탈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