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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Feb 29. 2020

코로나

시즌6-025











1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


영어 학원에서 휴관 알림 문자가 날라왔다. 모처럼 영어공부에 대한 열의가 끓어올라 예습을 한참 했는데, 오지 말라니, 뭔가 멍했다.


뉴스 방송을 보다 식겁해서 외출하기가 꺼려졌다. 

예매했던 전시회 표는 유효기간이 2월 29일까지였다. 2월 중에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는 않을 것 같으니 취소할까 말까를 갈등했다. 

범사 조심의 마음으로 예매를 취소하려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표의 유효기간이 3월 31로 연장되어 있었다. 




2


지금까지 여기저기서 간간이 서비스로 나눠주던 일회용 마스크로 견뎠다. 

2월 초순까지는 기분에 따라 마스크를 쓰기도 하고 벗어놓기도 했는데 중순이 지나니 그래선 안되겠더라. 

이제는 외출할 때마다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했다. 

몇 개 안되는 일회용 마스크로는 부족해서 웹 쇼핑을 해봤지만 일회용 마스크들은 이미 다 품절이었다. 

상대적으로 값이 높은 반영구적 기능이 있는 마스크는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런 마스크들 중에 어떤 것은 1인당 2개만 구입할 수 있게 제약을 걸어놨더라. 

이래저래 마스크 공급 부족이 현실이구나 싶다. 

어쨌든 져니만 쓸 수 없어서 부모님 몫의 마스크까지 챙겨 구입했다. 그러고 나니 한숨이 푹 나왔다.




3


코로나가 언제쯤 기세가 잡힐까? 

황사 때문에 마스크하고 외출하는 것은 그다지 두렵지 않았다.

황사는 약간의 '스트레스'였다. 뿌연 먼지를 마셔야 한다는 게 찜찜하고 창을 열어놓으면 여기저기에 먼지가 뽀얗게 앉아서 닦아줘야 하는 것이 번거로웠다.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하고 문을 나서는 것은 두렵다.

황사는 사람을 급작스레 죽게 만들지는 않는다.

비해 코로나는 많이 위험해서, 스트레스 이상의 자극적인 공포를 느끼게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시회 보러 가겠다고 벼르고 있었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니 보러 가기가 뭣했다.

져니는 건강해서 혹시 감염되어도 살아날 것 같다. 

그러나 전시회 가서 병 걸려 와 부모님을 감염시키면, 연세 있으신 부모님이 견뎌내실 수 있을까?


행운이 늘 져니의 편은 아닌 데다가 바이러스가 '당신은 행운아라서 봐주겠소.'라고 하는 것도 아니니 그저 조심할 뿐이고 감염 확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따름이다.




4


집 밖을 편히 나갈 수 있지만, 자발적인 선택으로 집안에 있을 때는 자유로웠다.

집 밖을 마음 편히 나갈 수 없게 되자, 자발적인 선택으로 집안에 있는 게 갑갑해지기 시작했다. 

자발적인 게 아닌 것 같고 억압받는 답답한 느낌이다.




5


야외를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자유를 빼앗긴 것 같다.

누릴 수 있는데 이용 안 하는 것과 누릴 수 없어서 이용 못하는 건 많이 다르다.

기분 좋고 마음 편하게 거리를 누비고 활개를 펼 자유를 잃었다.

황사 때도 그렇게 느꼈고 코로나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낀다.

빠른 시일 안에 다시 활개 펼 자유를 되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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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벌써 두려움에 고통받고 있다.


-몽테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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