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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Mar 07. 2020

생각

시즌6-026






1


나는 그리 말수가 많지 않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더 잘해야 한다고 배워와서 듣는 데에 더 열중하는 편이다.

그렇게 살다가 갑자기 내 머릿속에 무엇이 있나를 생각해봤다.

주변 지인들이 내뱉은 수다가 가득했다. 그 수다에 호응하는 내 이야기는 얼마 없었다. 갑자기 식은땀이 났다.


'나는 내가 말수가 없는 걸로 알았는데... 어쩐지 '생각'도 없는 것 같아...'




2


식겁한 나는 나만의 생각들이 어떤 것이 있나를 떠올려보기 시작했다.

다행히 백치는 아닌 듯 몇몇 생각들이 있었다. 안심할 수는 없었다.

어째서 나는 '생각'이 없는지 의아했고, 이제부터라도 '생각'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3


'생각'을 하기 위해서 떠올린 것은 '사색의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시간을 마련했다. 떠오르는 '생각'을 잡기 위해 펜과 화이트보드도 마련하고 자리에 앉았다.

1시간 후, 성과가 없는 건 아니었는데 썩 좋은 결과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단번에 성과가 나타나리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덤덤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한동안 좋은 성과는 없었다.


그러다가 책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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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로소 생각한다는 것은 단지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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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 그런 거였어? 질문하고 답하는 거?

나는 '생각'이 날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었던 거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는구나.

답을 하기 위한 시간과 과정이 '생각'이라고 했겠다?




5


평소에 의문을 갖는 경우가 얼마 없다.

세상은 다 알만한 원리로 이뤄져 있고 가끔 색다른 삶에 대한 방송을 보면 그것도 그다지 신기하지 않았다. 

그 역시 잘 살펴보면 세상사의 다 알만한 원리니까.

때문에 딱히 질문을 던지지 않았었다.


누군가가 '호기심을 가진 자는 젊은이'라고 했던 것 같다.

나는 10살부터 지금까지 노인으로 살았구나.

호기심도 안 갖고, 질문도 안 하고....




6


이제부터 겁나게 물음표를 던질 테다.

져니, 재탄생을 위해, 가즈아!




7


근데, 질문도 안 해 버릇 했더니 잘 안 떠오르는 거 있지.

질문부터 '생각'을 해야 하나 봐. 흠.


그래도 해볼 테다,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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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게 많은 사람은 늙지 않는다.


-피터 드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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