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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Jul 25. 2020

남자 가족들과 내기

시즌6-045






1


작년 이맘때쯤에는 몸무게가 너무 빠져서 


"왜 이렇게 빠졌어요? 무슨 일 있어요?"


라는 말을 들었다. 그때에 비해 지금은 좀 찐 상태인데 사람들이


"왜...왜..이렇게...?"


라고 한다.

뭐 마음의 상처가 될게 아니라서 그냥저냥 넘기는데, 그런 말 줄임표가 약간 신경 쓰였다.





2


얼마 전 아버지는 져니를 보시더니 


"네가 30일간 절 운동을 하면, 운동 기구를 사주겠다. 어떻게 내기해볼래?"


..라고 하셨다. 

아버지는 딸내미 운동시키는 게 목적이셔서 딸이 질 때 내놓을 뭔가에 대해서는 거래하지 않으셨다. 

그냥 딸이 이길 때 당신이 해줄 것에 대해서만 언급하셨다.

딸내미, 져니는 손해 볼게 없었다. 


"OK! 할래요!"




3


오랜만에 집에 온 오빠가 나를 찬찬히 살펴봤다. 그리고 물었다.


"너 몇 KG이야?"


"좀 쪘어. 왜? 많이 쪄 보여?"


"흠.... 건강에 안 좋아. 빼는 게 좋겠다. 내기할래? 

네가 1년 안에 몸무게를 빼면 KG당 5만 원씩 쳐서 상금을 줄게. 

5KG 빼면 25만 원을 주겠단 소리야. 어때? 할래?"


"내가 지면 뭘 줘야 해?"


"벌써부터 질 생각을 하나? ㅋㅋ 하긴 생각보다 1년에 5kg이 쉽지 않지. 

네가 지면 25만 원의 절반만 줘. 어때? 이기면 되잖아. 해볼래?"


"으흠..  좋아. 할게. 흐음.. 내년에 25만 원으로 뭘 하지?"





4


져니,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해서 기분이 되게 좋았다.


운동기구 생겨, 돈 생겨, 날씬한 몸매 생겨.... 해볼만했다.

별달리 어려운 내기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기분도 좋고 머지않은 미래에 생길 이익들로 감정이 상쾌했다.

그런데 문득... 남자 가족들이 그러한 내기 제안을 하는 심중을 헤아려봤다.





5


갑자기 주변이 어둑해졌다.

핀 조명이 내 머리 위를 비쳤다

빗금이 쳐진 내 얼굴과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내가........... 되게 .........쪘나?





6


내가 너무 내 몸을 놔버린 것은 아닐까.

평소 운동을 좀 하라는 어머니의 말씀도 괜한 잔소리는 아니셨다.

체중이 좀 늘었다지만 딱히 불편함이 없어서 그냥 먹고 자고 놀고 했을 뿐이다.


그러나... 당신들의 불리함을 감수하면서 내기를 걸어오는 남자 가족분들..... 

그분들을 보니 뭔가 어질어질하기도 하고 져니는 느껴지는 바가 컸다.




7


져니는 요즘 먼저 시작한 아버지와의 내기를 수행 중이다.

일단 하루에 한 번 절 운동을 하고 있다.

되도록이면 아버지가 거실에서 tv를 보실 때 한쪽 곁에서 매트를 깔고 절 운동을 한다. 

그건 아버지가 져니를 못 믿으실까 봐 가 아니라, 져니가 아버지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서이다.


[져니! 너 한다면 하는구나! 근성 있네.]


...라고 말하시는 인정을 받고 싶달까.




8


아버지와의 내기를 열심히 수행하면 오빠와의 내기에서도 승산이 높아 보인다.

일단 30일을 열심히 절 운동하고, 그 이후에도 계속 운동을 지속하여 1년 뒤에 5KG 감량에 성공해야겠다.


충격에서 벗어난 져니는 마음을 다져먹고 아버지 오빠가 거저 주려고 하는 것들, 그 좋은 것들을 획득하리라 결심했다.


핀 조명은 꺼졌고 주변은 다시금 환해졌다.

져니의 마음도 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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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찾을 수 있는 것 이외의 무엇인가를 배우려면 

실험을 하고 실수하고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다시 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자전거 타기이건 다른 새로운 일이건 상관없다. 

실험과 피드백, 새로운 실험이라는 사이클이 항상 그 안에 있다.


-찰스 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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