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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Nov 28. 2020

자잘한 이야기 19

시즌6-063





1


어느 날 밥상에 배춧잎이 올라왔다.

잎이 생생하고 단맛이 돌아서 쌈을 싸먹고 있자니 흡족할 만큼 맛있었다.

가족들이 맛있게 먹고 있었으며 그 모습을 본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맛있지? 그게 조선 배추야. 예전에 이모 사시던 그쪽 굴다리 밑에 조선배추 파는 사람들이 있었어. 예전엔 거기까지 가서 사 오느라 힘들었어."


이 배추가 특별히 맛있나 봐요....라고 말하기 전에 아버지가 먼저 입을 여셨다.


"얘도 거기 굴다리 밑에서 주워 온 거잖아."


순간 멍했다. 그 말을 믿어서가 아니라 내 나이가 몇 개인데 그런 농담을?


"안 그래?"


아버지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물으셨고 어머니는 표정 변화 없이 대답하셨다.


"맞아."


내 웃음보가 터졌다. 

아버지는 농담을 좋아하신다지만 점잖은 어머니는 왜 합류하시는 것인가?

나는 쌈을 삼키자마자 말했다.


"하나도 안 믿겨요."


모두가 웃었다.




2


건물 안, 어느 층의 현관문이 망가졌다. 그 집에 사는 사람이랑 연락이 안되어 걱정하던 지인이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갔다고 한다. 

다행히 사람은 무사해서 안심했고, 불행하게도 부서진 문은 새로 주문을 해야 했다.

카탈로그를 아무리 뒤져봐도 원래의 문과 똑같은 문은 없다고 해서 차선으로 엇비슷한 색으로 선택했다는데, 집주인 김 여사님은 속이 상하셨는지, 왈,


"아이고... 집 문들이 이 색, 저 색깔로 일관성 없어지면 전체적으로 비꾸러져 보이겠네.."


문 교체 작업을 의뢰받은 선생님은 김 여사님을 위로했다.


"알록달록 색동저고리 같다고 생각하면 되죠."


옆에서 듣고 있다가 발상의 창의성이 느껴져서 웃었다.




3


어느덧 11월도 막바지.

새로운 어떤 것을 시작하는 시기가 꼭 1월일 필요는 없는 법.

11월 막바지부터 나는 작업을 시작하기로 결심, 얼마 전에 시작했다.

어느 정도의 속도로 작업하느냐에 따라, 이르면 내년 1/4 분기 안에, 늦으면 3/4분기 안에 검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때까지 꽁지에 불붙은 듯 열심히 작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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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위기는 내일의 농담거리이다.

- H.g.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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