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6-064
1
마음이 바쁘다.
작업을 하루라도 빨리 마치려면 매일 빠짐없이 일정량을 해내야 한다.
다음 달에 1차 작업을 완성해야 그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에 필히 해야 했다.
며칠 전에는 일어나자마자 컨디션이 안 좋아서 도저히 작업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작업량을 해냈다.
스스로를 칭찬했다. 대견대견..기특기특....
그러나 나중에 확인해보니 거의 모든 부분이 다시 손봐야 하는 엉망 상태, 후우... 기분이 저조해지고 말았다.
2
이대로 넘어질쏘냐! 내팽개쳐지더라도 용수철의 반동을 이용해 도약하는 인형처럼 나도 벌떡 일어나... 려 했는데 용수철이 팍삭 녹슬어서 툭 끊어져 버리네.
엎어지는 걸 면하는 정도로만 겨우 중심을 잡았다.
아, 정말 기분 안 좋고 피곤하고 그냥 팍 계속 잠만 자고 싶었다.
컨디션 조절과 유지는 운동선수가 아니어도 다잡아야 하는 것임을 새삼 절절하게 느꼈다.
3
실내용 자전거가 하나 생겼는데 시큰둥 바라보다가 요즘 들어 쓸모답게 좀 이용하고 있다.
유튜브 방송 2~3개 정도 시청하며 페달을 돌리면 얼추 30분이 지난다.
좀 천천히 페달을 밟아서 운동 효과가 반감되려나?
그렇다 해도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더 이롭겠지.
그렇게 실내 자전거로 운동한지 얼마 안 되었는데 기분 탓일까?
벌써 허벅지가 튼실해지는 것 같고 허벅지 둘레도 늘어난 것 같다.
이러다가 씨름 선수로 데뷔하는 거 아닌가 몰라. 찾아가 볼까?
'호동 오빠, 반갑습니데잇! 씨름 알려주쉐엿!'
'오야, 오야. 잘 왔데이. 훈련을 시작해뿌리자.'
이틀 후에 훈련이 녹록치 않았던 져니는 말하겠지.
'호동 오빠, 반가웠습니데잇! 저, 씨름 마, 때려치워뿔라엿!'
'가스나야, 니 나랑 장난하나?'
호동 오빠한테 맞을지도 모른다. 빗맞아도 기절일 텐데, 아서라.
씨름은 잊자. 그냥 집에서 페달 '쪼매' 밟으면서 체력을 키워야겠다.
4
오늘의 이야기에서는 저조한 컨디션으로 괴로움에 흔들리는 져니의 형이상학적인 고통, 측정 불가능한 번뇌의 한자락을 살펴봤다.
다음 편에는 맛있는 음식과 다이어트 음식 사이에서 선택 장애로 고뇌하던 져니의 생존이 걸린 일생일대의 큰 결정에 대해서!!!.... 알아보기보다.... 이번처럼 자잘자잘 스토리에 알맞은, 그냥 자잘한 이야기를 들고 오겠다.
오늘은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