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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Jan 23. 2021

요리 자신감

시즌6-071





1


전에 만들어놓은 만능 볶음 소스가 남아있었다.

그 소스는 유튜브 [백종원의 요리비책]에서 배운 것으로 '만능'이라는 말이 붙어있듯, 대다수의 볶음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소스였다.

일단 져니는 그것으로 새송이 버섯 볶음을 만들어서 성공했었는데 이번엔 어묵볶음 만드는 데에 사용하여 성공적으로 요리해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맛있다고 하셨고 져니가 먹어봐도 맛이 꽤 있었다.

져니의 요리 자신감이 급상승,


"아버지, 어머니, 드시고 싶은 거 뭐 있어요? 반찬 종류로 말씀해 보세요."


호기롭게 여쭙는 상황까지 왔다.






2


원래 져니는 요리를 못하거나 싫어하는 편은 아니다.

다만 각종 그릇과 매실액, 물엿 등등의 재료가 집안에 있는 건 아는데, 대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어머니 살림이기 때문이었다.

김치만 해도 여기 이 통안에 있는 것이 묵은 김치인지, 무김치인지 알아내려면 일일이 통을 들어서 꺼내봐야 했고 그게 엄두가 안 나서 결국엔 어머니를 호출해서 여쭤봐야만 했다.

져니가 요리한다고 하면 어머니는 호출 당해서 재료를 찾아주시는 등, 당신이 피곤해지시니 핀잔을 주실 따름이었다. 

이번에 곧잘 만들어낸 볶음 요리로, 아버지는 색다른 요리를 드시고 어머니는 반찬 하나 만드는 수고를 덜으시니, 기분이 좋으신 것 같았다. 그에 따라서 져니의 기분도 둥실 떴다.

그게 다 져니가 재료를 사 왔기에, 어느 정도 져니 스스로가 관리, 감독하는 재료들이 되어서 찾아 쓰기 쉬워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머니의 살림살이 옆에서, 이제야 겨우 져니가 조금씩 터를 섭렵해나가는 기분이다.





3


부모님께 올해부터, 한 달에 한 번은 새로운 요리를 해드리겠다고 약속드렸다.

1월은 어찌어찌 볶음요리로 넘어갔는데 2월은 뭘 해야 할지 고민이다.




4


참. 어머니의 살림살이 옆에 터를 잡는 데에는 자금도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냉장고와 저장고의 일정 부분을 차지해야 자신의 터도 확보가 된다는 느낌이랄까.

슬쩍슬쩍 져니가 구입한 재료로 냉장고부터 잠식할 생각이다. 




5


아무튼 일단 백 선생님 방송에서 알맞은 2월용 요리를 찾아보려 한다.

터 확보하는 좋은 방법은 자금력과 요리 실력이라는 데에 생각이 머무르자 다짐하게 된다.

벌고 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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