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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Feb 06. 2021

심심하다

시즌6-073






1


낮 2시인데 하늘이 어두컴컴하다. 

눈도 좋고 겨울비도 좋다. 뭐든 좀 내렸으면 좋겠다.

오늘은 너무 심심하다.





2


2월이다. 1/4분기의 중반이 시작되고 있다.

영화관을 못 가니 집에서 넷플릭스로 드라마와 영화를 즐기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안다.

우리 집은 넷플릭스를 가입해봐야 활용이 적을 게 너무나도 자명하여 신청하지 않고 있다.

부모님은 주로 뉴스만 시청하시고 기껏해야 미스 트롯 정도만을 챙겨보신다.

이는 미스 트롯의 열풍이 우리 집에도 불고 있음을 알려주는 한가지 예이며 더불어 어지간히 재미있고 취향을 저격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면 거들떠도 안 보시는 우리 집 어르신들의 취향을 만 천하에 드러내는 예시이다!!! (어? 나, 왜 비장해지지?)





3


정말 심심해서 넷플릭스 가입을 심사숙고했지만, 내 방에 쓸만한 화면 장치가 없어서 시청하기도 어렵고 

또 영상물에 빠져서 독서시간이 줄어들 것을 생각하면..... 그냥 시들해졌다.

(정말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간듯하다. 시들시들시들.....)




4


미스 트롯 2, 아버지는 홍지윤을 응원하신다.

어머니와 나는 참가자들의 이름을 못 외워서,


"걔 있잖아, 9살 그 애." 라든가 


"수술해서 뱃심 안 들어간다는 아가씨... 있잖아." 라든가 아니면


"아이돌 출신에다 예쁘고.. 있잖아."


이런 식으로 길게 말해야 누군지를 안다. 

그렇게 길게 말하기 힘들면 이름을 외우면 될 텐데 어머니와 나는 그게 안되어서, 그냥 서로 느낌으로 누군지를 알아차린다. 

그 형세가 마치 텔레파시 주고받는 느낌이다.

유일하게 이름을 안 잊는 참가자는 파란 눈의 '마리아'뿐이랄까.





5


날은 어둡고, 넷플릭스 설치는 그저 그렇고, 미스 트롯 2는 목요일에 방송하는데 아직 목요일이 아니고....

심심하다. 눈이나 비라도 내려줬으면 좋겠는데....

어두컴컴하니까 기분도 가라앉는 느낌이다.

전등불 켜고 창을 좀 열어봐야겠다.

환기라도 시키면 기분이 나아질 수도.

아.. 어쨌든 지금은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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