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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Jul 10. 2021

예측불허

시즌6-095







1


예전에 집에서 여러 가지 커피음료를 만들어 마셔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래서 초코 시럽, 흑당 시럽, 바닐라 시럽과 락토프리 우유를 구매하여 라테를 만들려고 시도했었다.

그때 각 재료의 비율을 알기는 했으나 계량도구가 없어서 대충 눈대중으로 섞었던 기억이 난다.

바닐라 라테를 만들며 맛을 봤는데 바닐라 시럽이 덜 들어갔는지 달지가 않았다. 그래서 조금 더 넣어서 맛보고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으면 다시 조금 더 넣어보고... 그렇게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미각이 맹해져서 맛을 알 수가 없다가 어느 순간 너무 달아져서 낭패를 보는 그런 상황이었다.


안되겠다 싶어서 계량 컵을 꺼냈다. 원래 요리를 하려고 구입했던 것인데 라테 만들기에도 적합한 사이즈에 눈금도 잘 쓰여 있어서 재료를 배합하는 데에 용이하겠더라.

그래서 일단 바닐라 라테 만들기를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적절한 시럽 양과 적당한 우유량이 어우러져 달달한 바닐라 라테를 완성해서 마실 수 있었다.




2


바닐라 라테를 만드는 데 성공한 나는 흑당 커피 만들기에 도전했다.

이제서야 말이지만 전에 산 흑당 시럽은 버리려고 했다.

맛이 살짝 이상해서, 시럽이 상한다는 말은 잘 못 들어봤는데 이게 상한 흑당 시럽인가, 하고 의아해하고 있었다.

일단 내가 흑당 시럽 맛을 몰라서 그런 것이라 치고, 멀쩡한 시럽이라고 치고 만들기 시작했다.

바닐라 라테를 만들 때처럼 흑당 시럽의 양을 적절하게 배합해서 흑당 라테를 만들었다.

배합 양만 적절히 잘 지켜줬을 뿐인데 라테의 맛은 훌륭했다.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던 흑당 시럽의 잔미도 훌륭하고 풍부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내 입맛에만 맛있나 싶어서 어머니께도 기미를 부탁했고 어머니도 맛있다고 하셨다.

이제 커피숍 갈 일이 있으면 커피 음료보다 과일 음료를 선택해야겠다.

커피음료는 이제 다(?) 섭렵(?) 했는데 뭘. 크크큿.




3


믹스 커피를 마시다가 더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핸드드립을 배웠고,

어느 순간 모카포트를 사용하게 만들더니 이제는 홈 카페 개장을 기웃하게 만든다.

사람 일이란 알 수 없다. 내가 이렇게 커피에 관심 가지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생은 예측불허, 나의 관심 방향도 예측불허, 앞으로의 전개 방향 역시 예측불허.

그래서 재미있다, 산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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