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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Mar 25. 2023

자잘스토리 7 - 069 - 자잘한 이야기






1


올해는 어쩐지 자꾸 아프다.




2


발가락을 2월 말에 다쳤는데 지금껏 정상이 되지 않고 있다.

별것 아니라고 집에서 버티었는데

이렇게 1달 여가 지나가려 하니 이럴 바엔

병원을 갈 걸 그랬다고 생각하게 된다.




3


한편 머릿속은 생각으로 넘쳐나서

추억을 되짚다가 엉뚱한 상상으로 발전,

마음속으로 드라마를 찍었는데, 내가 앞으로 이야기를 쓰게 된다면

그 이야기는 로맨스물이 자명하구나 싶다.

온갖 남녀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애정행각을 벌인다.

재미있으면서도 싫증 나고, 

싫증 나면서도 자꾸 재탕하여 이야기를 상상한다.

이걸 써봐야 할지 말지도 고민이다.

나는 과학 첩보 로맨스(?)를 쓰고 싶은데,

자꾸 인간사 애정 드라마 스토리만 생각나니, 후우~.




4


식욕이 없다.

아픈 데에는 영양 상태도 한 몫 할 것이다.

기력이 없어서 밥 먹으러 갈 힘은 없는데

그 와중에 간식거리는 만들어 놓고 잤다.

아버지는 케이크를, 어머니는 푸딩을 드시면서,

그것들을 섭취하시면 뱃속이 든든하다고 하셨다.

그 말씀들을 듣고 나니 사명감(?)이 생겨나서

끙끙 드러누워있다가도 일어나서 만들러 나갔다.

은근 내 정성이 그분들의 뱃속을

든든히 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만들 때 설탕이 엄청 들어간 간식이었다.

누가 먹어도 든든한 음식인 것이다.

사명감을 가질 필요는 없었는데 나 혼자 열의에 들뜨고 말았지 뭔가.




5


발 다쳐서 절룩이며 걷다가,

식욕이 없어서 굶다가 시름시름 시들어가더니,

어머니가 사다 주신 떡갈비에야

겨우 밥 수저를 들었다.

보통 많이 굶고 나면 뭐든 맛있다던데,

나는 정말 맛있는 것만 맛있더라.


떡갈비 쯤 되어야 내 밥 수저를 들게 할 수 있지, 핫핫핫!


...라고 하기엔 부모님께 죄송스러워서

다시 한번 보답하리라는 사명감에 불타올라

간식을 만들러 간다.




6


글 쓰겠다고 한지도 꽤 되는데

본격적인 글은 안 쓰고,

일기나 단상만 적는 나를 보고,


쯧쯧, 글렀네, 글렀어.


...라고 매몰차게 비난하는 내가 있다. 그때마다,


죽을래? 니가 뭘 알아! 쓸 거야!


...라고 대차게 맞서는 내가 있어 아직은 안심이다.

아파도 나는 쓰고,

간식을 만들고 나서도, 나는 하여간 뭐든 쓸 것이다.




7


이름은 모르는, 꿈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그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마음은

그들을 격려함과 동시에 나를 다독이는 말이기도 하다.

놓지 말자, 꿈.

그리고 다치지 말자, 그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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