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어나서 밥 먹고 씻고 작업 준비까지 2시간 소요,
그냥 숨도 안 쉬고 휘리릭 움직였다고 본다.
한참 동안 해야 할 작업을 시작 못하고 있었다.
준비해야 할 게 어렵지는 않은데 손이 좀 가는 편이라서,
귀찮고, 시작하는 게 암담하고, 한숨부터 나와서
자못 심란하던 터였다.
2
그러다가 이날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하자, 한다~아.'
...라고 읊조린 후,
준비 1시간, 작업 1시간 반으로 아주 신속하게 끝내고 나니
그만 스스로 어리둥절해져 버렸다.
'이렇게 빨리 끝난다고?'
후작업은 앱 작업이어서, 그건 그냥 주야장천
계속 앉아서 하면 되는 거라 어려울 건 없다.
준비와 본 작업이 너무 신경 쓰여서 두통이 올 지경이었는데,
'하자!'라고 마음 먹은지 불과 3시간쯤 만에 본작업이 완결되니,
이야... 정말 마음 먹기 나름이구나 싶다.
'해야지... 해야 하는데... 하긴 해야 하지... 할 거야....'
...라고 백번 되뇌어도 그 말인즉슨,
'당장은 시작 안 한다.'라는 뜻과 유사어임을 깨쳤다.
3
요즘 스터디 모임을 하게 되었는데, 공부라는 게 그렇잖은가,
대부분, 읽고 이해하고 외우기까지 해야 하는 거...
교재를 선정해서 그렇게 공부하는데, '암기'가 의외로 복병인 것이다.
이해가 어렵지 않은데, 암기를 못하니, 자꾸 반복적으로 읽어봐야 하고,
그래서 시간이 적잖이 들어가는 거다.
원래 따로 공부하는 게 있고, 작업도 두어 개 있고,
본 작업을 위한 준비과정도 시간이 꽤 들고, 본 작업도 어렵고,
그 후에 후작업은 인내심 겨룸이고.....
이런 나름의 어마 무시한 일정이 있는데,
스터디 모임을? 그것도 3과목이나?
4
근데 웃긴 게, 이게 되는 것 같다.
아직 완전하게 스터디 모임이 자리 잡히지는 않았으나,
하고 있는 일정들 속에 스터디 모임에 대한 일정을 껴 넣어도
무리 없이 일주일이 돌아가는 것 같다.
스스로는 너무 빡빡하게 사는 것 같은데,
생각해 보면 내 주관적 느낌만 빡빡할 뿐,
내 객관적인 분별력으로 보면,
놀다가 쉬다가 자다가 작업 쪼끔, 스터디 약간,
뭐 그렇게 행하는 것뿐인 듯도 하다.
5
스스로와 심리 싸움을 하듯, 생각을 해본다.
안 바쁘고 여유 있게 놀듯이 하면 재미있고,
바쁘게 빠듯하게 일하듯이 하면 재미가 없어지지 않던가.
몇 년 전과 달리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변화가 생겼고 바쁘지만,
안 바쁘다고 생각할란다, 그래야 노는 듯이 재미있고 안 질리지.
6
근데 문제가 있다.
분명 바쁘게 사부작 사부작 뭔가를 하고 있는데...
일정이 더 늘어나고 종류도 다양해졌는데,
딱히 뭐가 변하는 게 없다.
음... 티핑 포인트를 기다려 본다.
-끝-